대학교때 교수님들은 실과답게 실질적인 생활을 강조하셨습니다.
"열심히 해서 대구에 발령을 받아야 한다. "
열심히 공부해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도
아니었고 단지 현실에 충실한 사람이 되는 것을 중시하셨습니다.

어떤 교수님은 심지어
"만약 내일부터 월급을 주지 않으면 학교에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라고 두 번이나 말씀하신 적도 있습니다.

우리과 급우들 중 1명은 정신분열증 2명은 자폐 및 부적응
2명은 자퇴 1명은 성적 미달로 졸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오늘도 89학번 실과는 모임은 없습니다.

32살의 나이로 교대 사회과 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6명이 입학을 했는데
4학기를 할 때에는 2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 생에 가장 아름다웠던'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타협하지 않고 꿋꿋이 학자의 길을 걸어가시고
삶과 가르침, 학문이 분리되지 않는 순수한 분들
그분들의 관심사와 삶의 방향은 일관성이 있었고
가르침보다 삶이 존경스러운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연구하며 그 연구에 기쁨을 느끼며 사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인간 관계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에게
정치적으로 살지 말고 교육자답게 살아라는 말씀과
협동학습에 대하여 평생동안 연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그늘이 되라는 말씀은 입으로의 가르침이 아니라
가슴으로의 가르침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논문을 갖다 드릴 때 하신 말씀인데 정말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대학교 때의 교수님의 말씀은 분명히 현실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래의 학생들에게 나는 어떤 교사로 비춰질지 걱정이 됩니다.
내용에 대한 가르침과 더불어 삶의 방향을 보여주는 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집단적인 대량생산적 교육환경은 어쩔 수 없지만
개인적이고 인격적 교류와 교육적인 관계로 학생에게
감동과 용기를 주는 교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사는 결국 자신이 가르친 그 가르침으로 열매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잠을 자다가 갑자기 교수님과 대학교 때의 친구들이 생각나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 전형일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1-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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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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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김정태

2005.11.01
10:43:09
(*.184.252.124)
참 좋은 글, 강추! 감동이 밀려오는 것이...

전형일

2005.11.01
16:03:23
(*.43.19.240)
형님! 저도 감동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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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오늘일과 [1] 439     2003-04-28
주말이 없다면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이 새삼들었다. 주말에도 여전히 집안일로 분주하기는 하지만 잠시 낮잠을 자기도 한다. 아침에 직원회의, 1교시 소풍결재, 2교시 학습능력검사, 3,4교시 수업, 5교시 모둠일기 답글쓰기, 6교시 수업. 종례시간 청소문제로...  
148 친목회 [2] 441     2003-05-02
목,금,토요일 학생들 중간고사 시험기간입니다. 선생님들은 모처럼 시간이 날때입니다. 첫날은 학년 회식, 오늘은 전체 친목회가 있었습니다. 안동여고에서는 1주일씩 시험을 쳐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수 있었는데 퇴근시간은 오히려 더 늦어지네요. 오늘 주...  
147 현기를 칭찬해요 447     2003-04-12
지난주 주번이 박정민과 반현기였다. 정민이는 배치고사 성적이 전교 꼴지지만 반에서 제일 씩씩하고, 현기의 글씨는 암호문 같아 읽기가 힘들고, 친구들이 라는 별명을 부르며 약간 어리숙해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주번보다 활동을 너무 잘해 ...  
146 선풍기 청소 452     2003-06-04
교실 벽에 4대의 선풍기가 달려 있다.천정도 아니고 벽에만. 벌써 더위가 찾아왔다. 더우면 선풍기 소리에 목소리는 더 올라가야 하고 졸음에 겨운 아이들의 눈을 보며 수업하는 것도 힘겨우리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선풍기를 떼서 청소하기로 했다. 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