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워낙에 아이들과 맞지 않아서 힘들어 했는데 올해 맡게된 중1 여학생들은 예쁘기 그지 없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을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겠냐는 성경 말씀이 찔리긴 하지만 그래도 사랑을 더 퍼줄려고 무진장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들 생일이 되면 생일잔치도 하고 학급잔치도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작년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게다가 어지르고 케익으로 장난이나 치고 돈 문제로 괴로우니 차라리 하지 않는게 나은 것 같아서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먼저 롤링 페이퍼를 쓰고 (부서별 담당에 생일 롤링페이퍼 담당을 두었죠..알아서 그림까지 척척 그려서 예쁘게 만들더군요.) 종례 때 서로에게 불러주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생일 당한 친구를 앞에 세워 두고 불러줘요. 그리고 실장 부실장이 롤링페이퍼를 전달하고요. 물론 제가 제일 마지막에 쓰고는 코팅해서 주죠. 그리고 하이라이트.. 담임이 안수기도를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최대의 축복의 말로 기도해요.

지난 겨울 수련회에서 박은조 목사님이 기독교사가 학교에서 목회자라는 말씀에 힘을 얻어 어미의 마음으로 안수기도 하려고 해요. 그런데 할 때 마다 멘트는 똑같은데 눈물도 똑같이 하염없이 흐른답니다. 아이들이 처음엔 생일에 주목했었는데 저와의 관계가 좋아지다 보니 5월쯤되니까 제 눈물에 주목해요.. 그래서 눈물이 마를까 걱정이 됩니다.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면 눈물이 마르지 않겠죠. "아멘"도 무진장 크게 하는 우리 아이들이 예쁘기만 합니다.

Episode 2. 생일 때 마다 기도하다 보니 우스운 일이 일어났어요..
교생실습 끝날 무렵 체육대회도 잘하고 갑종 연구수업을 저희반에서 하면서 아이들이 참 잘해줘서 피자를 샀는데, 항상 음식은 어른부터 권하고 나눠먹으라고 얘기 했었기에 그 모습을 교생선생님들께 보여드릴려고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Ms. Lee : "여러분, 이렇게 먹을 것이 있으면 제일 먼저 어떻게 하라고 선생님이 얘기했지요?"(제가 아무리 사투리를 많이 쓰지만.. 경어를 쓸 땐 이렇게 합니다.^^;)
Students : "기도요~"
Ms. Lee : (허걱~ 이게 아닌데~ ^^; ) 어른 먼저 드리라고 했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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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5
17:25:41 (210.106.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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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강영희

2006.06.07
17:16:47
(*.112.148.83)
안수기도! 인상적이네요. 샘의 섬김의 모습, 사랑하며 살아내는 모습에 도전을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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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친목회 [2] 441     2003-05-02
목,금,토요일 학생들 중간고사 시험기간입니다. 선생님들은 모처럼 시간이 날때입니다. 첫날은 학년 회식, 오늘은 전체 친목회가 있었습니다. 안동여고에서는 1주일씩 시험을 쳐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수 있었는데 퇴근시간은 오히려 더 늦어지네요. 오늘 주...  
147 현기를 칭찬해요 447     2003-04-12
지난주 주번이 박정민과 반현기였다. 정민이는 배치고사 성적이 전교 꼴지지만 반에서 제일 씩씩하고, 현기의 글씨는 암호문 같아 읽기가 힘들고, 친구들이 라는 별명을 부르며 약간 어리숙해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주번보다 활동을 너무 잘해 ...  
146 선풍기 청소 452     2003-06-04
교실 벽에 4대의 선풍기가 달려 있다.천정도 아니고 벽에만. 벌써 더위가 찾아왔다. 더우면 선풍기 소리에 목소리는 더 올라가야 하고 졸음에 겨운 아이들의 눈을 보며 수업하는 것도 힘겨우리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선풍기를 떼서 청소하기로 했다. 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