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병상에 편안하게 잠자듯이 누워있던 엄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처럼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쉬어 본적이 없었지 엄마? 하나님께서 너무 열심히 일했다고 쉴 기회를 주시나봐요'
늘상 병원 전도 사역을 해 왔던 엄마였지만 당신께서 그렇게 병상에 누워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시면서 천국 가기까지 건강하게 전도하다가 죽을 수 있도록 기도하시던 엄마.
평생에 이처럼 엄마를 위해서 무언들 아까우랴 하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는데. 얼마전에 난데없이 화장품 하나 사달라시던 엄마의 말에 선뜻 사주겠다고 말하지 않았던 것이 아쉽습니다. 그런 말씀 잘 하지않으시던 분이어서 엄마도 이제 나이가 좀 드셨나 생각만 했었지 이렇게 빨리 헤어짐의 시간이 닥칠 줄이야.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를 보면서 내가 얼마나 엄마를 사랑하고 있었던가를 새삼 깨닫게 되네요. 그동안 우리들이 엄마에게서 조건없이 받았던 사랑과 헌신의 세월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런 시간들을 갖게 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지상 명령이 땅끝까지 주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듯이 엄마가 우리에게 주신 유언은 영혼구원에 삶을 드리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것임을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이렇게 좋은 어머니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려요. 나도 엄마 만큼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이렇게 자녀들에 대해 헌신적이면서 신앙의 지주가 되어주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철없을 때는 완벽한 부모상을 기대하면서 엄마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요구했는지 요즈음에야 겨우 깨닫는 중이었는데…
자라면서 엄마에게 큰 소리 한번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꼭 엄마처럼 나도 세 아이 터울이 비슷한데,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듭니다. 예수믿고 지금까지 우리 네 자녀들을 위해 단 하루도 기도를 쉰 적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엄마. 어머니의 기도 덕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지금은 그냥 엄마가 잠시 어디 가 계신 것 같고 엄마 사진 볼 때마다 엄마가 더 보고 싶어요.
왜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을까? 이 급작스럽고 강력한 상황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얼 말씀하실려는 것일까? 언니 말처럼 우리 가족의 신앙의 중심이자 기도의 버팀목이던 엄마를 데려가시고 우리들 각자가 스스로 서도록 하시는 것이 하나님 뜻일까?
병상을 지키는 동안,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기도하게 하시고, 서로 나누게 하시고, 공동체를 우리의 곁에 두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모든 실수와 허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을 주께서 이끌어가심을 고백하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주님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신 것을 믿게 해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만지시는 하나님의 위로의 손길을 발견할 때 얼마나 감사한지, 끝까지 엄마를 통해서 우리를 돌보시고 강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엄마도 알고 계시죠? 엄마가 우리들의 인생에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또 무심한 것 같은 우리들이 얼마나 엄마를 사랑하고 고맙게 여기고 있었는지? 시간이 지나면 엄마랑 온 가족이 함께 앉아 이 때 이야기를 끝없이 나누게 되겠지요? 엄마가 떠날 때 온 가족이 함께했고,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디모데후서를 읽었어요.'

그러나 너는 모든 일에 근신하여 고난을 받으며
전도인의 일을 하며 직무를 다하라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웠도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 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
-디모데후서 4장 5절∼8절

어머니,
하나님의 선한 청지기로 우리 네 형제를 믿음으로 키워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남달리 더 큰 사랑을 우리에게 쏟아부어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우리에게 기도의 유산을 남겨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마지막까지도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감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제 주님 곁에서 더욱 완전하게 우리를 위해 중보 기도하시며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우리를 응원하실거죠?

엄마, 보고 싶어요. 천국에서 만날 때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날에는 천국문에 서서 두 팔을 내밀고 우리를 반겨주실 어머니를 마음에 품으면서 우리 모두 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길을 가겠습니다.
어머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어머니를 깊이 사랑합니다.
2001. 12. 8. 엄마를 사랑하는 딸 영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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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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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안상욱 선생님 아버님이 소천하셨다고 합니다. 장례식장은 안양시 만안구 안양2동 18-1 석수장례식장(구 남서울장례식장)입니다. 많은 위로 부탁드립니다.  
3099 스승의 날, 축하드립니다. 1696     2013-05-15
아직도 여전히 쑥쓰러운 스승의 날 아침입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날마다 수고하시지만, 오늘 더욱 선생님들을 축복합니다. 기쁘고 즐거운 날이 되시길, 오늘뿐 아니라 날마다 건강하고 평안한 삶 되시길..잠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