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방문…일부 학교 “불허” vs 교사 “강행”  

[서울신문]일부 학교에서 학생 가정방문을 둘러싸고 학교측과 교사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2001년 3월부터 가정방문운동을 펴고 있는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올해에도 학교별로 맡고 있는 학급에서 가정방문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 가정방문을 막아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단체는 15일 “일부 학교에서 학교장과 부장급 교사들이 가정방문을 저지하고 있다.”면서 “교사의 양심을 걸고, 교육적 필요에 따라 실시하고 있는 가정방문을 금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좋은교사운동’은 지난 2000년 ‘기독교사연합’에서 이름을 바꿔 재출범했으며,5000여명의 교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가 가정방문을 부활시키고 있는 이유는 학생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아 학생 지도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학교측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가정방문을 반대하고 있다. 가정방문 과정에서 촌지를 주고 받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고, 여러가지 문제로 폐지된 뒤 공식 제도화되지 않은 가정방문을 학부모들이 꺼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J고 교장은 “가정방문은 촌지 등 여러가지 문제점 때문에 오래 전에 폐지됐다.”면서 “특별한 문제가 있는 학생도 아닌, 반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정방문을 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교사들은 몇년 동안 잡음 없이 하고 있는데도 과거의 잣대로 막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가정방문을 다녀오면 아이들 눈빛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면서 “가정방문은 아이들과 교사간의 신뢰감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처음엔 ‘그런 걸 왜 하느냐.’고 말하던 아이들도 가정방문 후에는 좋아한다.”면서 “게다가 희망자에 한해 실시하고 있는데 왜 문제삼는지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가정방문을 받아본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호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서울 문래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상숙(41·여)씨는 “처음에는 가정방문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가정방문후 선생님이 편하게 느껴져 앞으로는 아이 문제에 대해 망설임 없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무적인 가정방문은 80년대 중반∼90년대 초 각종 폐해로 폐지됐다. 현재 가정방문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며 학생 지도에 필요한 경우에는 허용된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적인 목적을 위해 실시하는 가정방문을 막을 이유가 없다.”면서 “가정방문은 교사 교육활동 중의 하나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만중 대변인은 “단순한 상담활동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3·4월 방과 후 시간을 고스란히 투자하면서 순수한 교육적 목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가정방문을 왜 막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률적인 가정방문의 부활은 적절하지 않지만 원하는 교사들이 학교측과 갈등 없이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가정방문은 순기능뿐만 아니라 역기능이 있는 만큼 교사와 교장 입장 모두 이해된다.”면서 “가정방문은 자율적으로 실시하되 절차나 방법에 대한 것을 일선 학교에 맡기지 말고 교육청 차원에서 정책적인 지침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조회 수 :
659
등록일 :
2005.04.18
10:13:54 (*.38.45.197)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4635/d77/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463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678 오늘 100분 토론에는 [2] 박은철 2005-05-12 349
1677 마음이 아팠습니다. [1] 이민정 2005-05-12 368
1676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기대---전교조와 좋은교사사이에서 [2] 강영희 2005-05-12 550
1675 화요일(10일) 서울 TCF모임 송인수 총무 특강 [1] 이현래 2005-05-08 413
1674 [re]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1] 강영희 2005-05-11 413
1673 중국 연대에서 mk 캠프를 요청합니다. [3] 김상일 2005-05-08 533
1672 교원평가제에 대한 좋은교사운동의 선언문을 읽고 [1] 김정태 2005-05-07 436
1671 [re] 교원평가제에 대한 좋은교사운동의 선언문을 읽고 박세광 2005-05-10 451
1670 교사평가제& 조용한 TCF??? 강영희 2005-05-07 365
1669 이범석 선생님 혼인합니다.(기도제목) [1] file 최현섭 2005-05-04 1544
1668 제주 TCF 협동학습 워크샵 잘 마쳤습니다. [2] 현승호 2005-05-02 397
1667 우유 한 잔 드실래요? [1] 손혜진 2005-04-27 458
1666 리더모임 기념사진 [5] file 전형일 2005-04-25 880
1665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강영희 2005-04-22 596
1664 서울신문에서 가정방문 관련 사설을 썼네요! 김성천 2005-04-18 488
» 가정방문…일부 학교 “불허” vs 교사 “강행” 김성천 2005-04-18 659
1662 서울과학고 이의순 학생의 죽음앞에 [5] 유수현 2005-04-17 1570
1661 전국리더모임장소 오는 길 안내 [1] file 류주욱 2005-04-13 360
1660 강원도 양구에서 첫모임을 시작하며..... [9] 박영규 2005-04-08 710
1659 생생한 글, 어디 없나요? 정병오 2005-04-01 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