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를 마치고 여러 선생님들이 올리신 감격에 찬 글들을 보면서 개펄의 힘과 감동을 다시금 느낍니다. 선생님들 여독은 좀 풀리셨는지요? 오늘은 잘 알려지지 않은 수련회 비사를 한번 써보려 합니다. 원래 교무실 안에서 벌어지는 야사가 수업보다 더 재미있죠? ㅋㅋ

<얼어죽는 줄 알았음>
저는 수련회 출발 전날까지 전형일 선생님과 배움의 공동체 학교탐방을 위해 도쿄에 있었습니다. 기숙사는 틀림없이 따뜻하다는 기숙사 팀장님의 말씀만 철떡같이 믿고 선발대 10여명이 주일밤 기숙사에  잤었죠. 그런데, 월요일 아침 한연욱샘으로부터 온 문자 : “기숙사 매우 추움. 거의 얼어죽는 줄 알았음. 철저한 대비 요망”문자에 수련회 준비팀은 비상이 걸렸답니다. 기숙사 팀장을 항의 방문했죠. 사실은 경주 황남빵 한통 사들고 항의가 아니라 빌러간 셈이죠. 그것도 ‘팀장님의 배려에 선생님들이 고마워하고 있다면서’...ㅠㅠ 그런데, ‘춥다고 하시는 분이 일부 계시니 난방을 조금 더 신경써 주시면 안되겠느냐’는 말씀을 드리면서....팀장님이 기숙사 난방담당자에게 연락을 하고, 난방 게이지를 끝까지 올리더군요. 할렐루야!

<야밤 응급실행 : 최혁준, 전채리샘 부부>
선생님들이 기도회로 정신이 없던 야밤. 최혁준, 전채리샘의 귀한 아기 딸래미가 팔이 아픈 표시를 하며 계속 울어댑니다. 증상을 보니 팔이 빠진 거던군요. 경산 거주 경험이 있는 김정태 샘의 조언을 받아 가까운 병원을 수소문하고, 응급실행. 다음날 생글생글 노는 아기를 보긴 했지만, 두 분 참 힘들어 보였죠. 최혁준 전채리 파이팅! 아기동반 수련회 참석은 전통일세!

<터프가이 식당 사장님!>
사실, 수련회 전에 약간 불안했던 부분이 식당쪽이었습니다. 그 사장님 완전 터프가이인데다 약간 bbung(무슨 뜻인지 아시죠?)도 있는 분으로 보였고, 저희가 미리 맛본 음식도 약간 매웠을 뿐 아니라, 수학과 행사가 460명 동시에 잡혀있던 터라 이거 식사에서 한 건 터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었죠. 그런데, 의외로 식사에 대한 선생님들의 반응이 뜨거운 겁니다. 식사가 비교적 괜찮았던 것은 물론이고, 사장님을 비롯한 직원들이 친절했고, 가격도 적당히 디스카운트해 주시더군요. 한연욱 선생님과 정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서는데, 기숙사 식당 사장님의 마지막 한 마디! “저하고 우리 직원 모두 크리스찬입니더!” 뜨아!

<전형일샘의 지역모임 세우기 강의>
사실 이 선택강좌는 첫날 선택강의의 에이스로 점찍은 강의였지만, 워낙 쟁쟁한 집중식 강의에 가려서 정예부대만 참석했었죠. 그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오로지 지역모임 세우기에 헌신하신 정미자, 김성수, 심은희, 오성주, 이영호, 어남예선생님의 참여에 경의를 표합니다.

형일샘의 강의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는 시간이었고, 본인이 전주 모임을 개척하면서 겪은 이야기가 깊이 다가오더군요. 출장길에 미리 나서서, 지역모임에 처음 나오신 선생님이 근무하는 학교에 음료수를 사들고 두 세번씩 방문한 일이며, ACTS대학원에 진학하는 후배를 위해 개인적으로 장학금을 건네면서, 대학원서 배운 건 공동체를 위해 쓰고, 너도 다른 후배를 이렇게 도우라고 한 일 등 섬김의 본을 들으며 개인적으로 반성이 많이 되었고, 진정한 돌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전주 선생님들의 밝고, 서로를 향한 따뜻함이 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죠.

<강당에서 자 본 사람?>
수련회 마지막날 정말 황당한 사건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강당 열쇠분실 사건! 조금전까지 분명 있던 강당열쇠가 없어진 겁니다. 새벽 두시반 정도까지는 내일 있을 재정보고 등을 위해 대표와 총무가 함께 했지만, 그 많은 악기며 수천 만원하는 음향 시스템, 책들, 컴퓨터들을 생각하니 우리 미디어팀장 이상훈샘이 발이 떨어지지 않았나 봅니다. 결국 강당에서 떨며 잔 이상훈샘! 다음 날 아침, 웃으며 누군가 아무렇지도 않게 열쇠를 들고 나타났는데! 상훈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야~! 열쇠 찾았다!”를 외치더군요. 이 사람 정말 마음 좋아요! ^^

<눈치없이 길었던 신임대표 취임사>
그냥 열심히 하겠다, 이렇게 말하면 될 것을 눈치없이 길게, 그것도 우리 TCF가 정책쪽으로 나가냐는 오해를 낳을 만큼 심각모드로 우리와 아이들을 둘러싼 교육현실의 어려움을 길게 늘어놓은 신임대표의 분위기 파악 미숙을 후회중입니다.

<기숙사팀장님 인사발령 나다!>
사실 기숙사팀장님 덕에 머리가 좀 아팠습니다. 우리가 쓰지도 않은 방 20개에 대해서도 일단 불을 땠으니 돈을 받겠다, 불은 분명히 땠는데 왜 이리 춥지? 등 수련회 운영과 직결되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두어 번 연출해주셨고, 저희가 인사차 수련회 기간 중 찾아뵈었을 때도 표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으셨죠. 그런데, 이 분이 수련회 둘째날 인사발령이 났는데, 그곳이 어디냐! 그곳은...... 바로...... “입학팀”이었답니다. 입학팀은 우리 대구지역 TCF 고3 선생님들이 입시설명회 참석을 위해 대구대를 방문할 때 가장 앞에서 저희를 환대하고 고3담임선생님들을 접대하는 자리인거죠. 자...이제 입장이 약간 바뀐 듯한 분위기? 2010년 겨울, 대구대 입학설명회에서 그 분을 다시 만납니다. ^^

<숨은 조력자 - 대구대 시설팀 유인선 선생님>
사실, 대구대 시설팀의 유인선 선생님은 여름에 처음 수련회를 준비할 때부터 대구대 직원이 아니라, 거의 TCFer수준으로 저희를 도우셨답니다. 처장님을 설득하여 선택강의실 및 인조잔디구장 사용료를 받지않게 해주셨고, 주강당 사용료도 거의 무료에 가깝게 해주셨죠. 그 넓은 캠퍼스를 몇 번이나 걸어서 저희와 다니면서 설명해 주시고, 기숙사 팀장님과 대화가 잘 안되면, 우리 입장에서 설명도 해주셨답니다. 알고보니, 우리가 수련회 때 감동적으로 보았던 김동준선생님의 열매공동체의 원조가 바로 이 분 이더군요. 이분이 교회학교 교사로서, 김동준선생님을 그렇게 키우셨답니다. 참 묘한 인연이죠. ^^

그 외에도, 수련회 바로 전주까지 몰아치던 칼바람이 조용해지고, 내내 따뜻했던 날씨, 처음 시도하는 거라 불안했던 패널토의의 대박! 이 모든 사건을 생각하면 수련회의 진정한 디렉터는 역시 하나님이셨다는 것을 고백하게 됩니다. 수련회와 동일하게 다가오는 새 학기도 그 분을 힘입고 모두 승리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대구에서 개펄담당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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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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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욱

2010.01.30
22:56:14
(*.25.217.85)
기숙사팀장님이 입지3호관전체대여금액을 고집하다가 갑자기 사용한 호실수만큼만 받겠다고 태도가 돌변해서 내심 환호를 하면서도 의아해했었는데 역시 고3담임쌤들의 입학처를 통한 무언의 압력이 작용했군요^^. 이런 걸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줄이나 빽이 좀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올해는 고3담임을 해서 대학에 큰소리 한번 쳐봐야 겠습니다.^^

양지안

2010.01.31
00:12:46
(*.143.89.226)
98대회 후에 조은하선생님이 쓰셨던 후기가 기억납니다 ㅋ 준길쌤의 "뜨아~"는 아직 살아있군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아기 데리고 오신 쌤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2005년 여름수련회에 백일된 아들 데리고 갔다가 그후 4년을 쉬었습니다. 김서택목사님께서 우리교회 청년회 수련회에 오셔서 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일하려고 하지 마라. 그냥 살아남아라" 진리인듯 합니다.

어남예

2010.01.31
01:21:17
(*.44.8.83)
오호.. 정말~ 재미있네요...^^;
야사에 제 이름이 껴 있어 영광입니다...
지역모임세우기 강의에서...
TCF의 주옥같은 대표 선생님들과 함께...
가까이 이야기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정말 힘이 되었답니다^^

이형순

2010.01.31
09:42:05
(*.67.27.250)
맞아요, 정사보다는 야사가 훨씬 재미있죠.(어째 어감이... ㅋㅋㅋ)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손길에 감사를 드립니다~ ^^

김정태

2010.01.31
19:07:31
(*.190.116.222)
아무래도 GM대우에서 저한테 CF료를 줘야 할 것 같습니다.
패널토의 후 대구대 식당, 주집회장을 제 차로 왔다갔다 하는 동안
저와 마주친 제주 현 모 선생님을 비롯 여러 선생님들이 이런 말씀을 건네주시더군요.

" 아~ 이게 그 의혹이 제기된 차군요!"
" 라세티 프리미엄~ 좋네요...저도 이 차를 사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패널토의 때 김성수 선생님 핸드폰으로
정말 많은 문자가 들어왔습니다. 그거 다 확인하고 소개할 예정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선생님들의 참여 때문에 어떻게 소개할 수 없었습니다.
조만간 '홀리 워터'께서 그 문자들을 소개해 올리실 듯...^^

한 가지만 소개하면, " 김성수샘 파이팅~ 손석희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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