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 한명

조정옥
학부모의 전화를 가끔 받는다.
엊그제 충현이 어머니께서는 시험을 앞두고 암기과목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순간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난감.
아이들이 하는 공부의 대부분은 스스로 원리를 찾고 탐구하는 것 보다 암기위주(특히 학원공부)가 많기 때문에 열심히 외워도 성적은 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교과서와 노트 복습하고 문제지도 풀어보고, 암기해야 할것들은 어머니께서 묻고 대답하기 식으로 도와주세요. 별도움이 되지 못하는 대답을 했다. 불안한 어머니의 마음을 읽고 충현이의 학교생활얘기를 길게 했다.
-망설이다가 전화했는데 전화하기를 잘했네요.

어제 저녁에는 창민이 어머니께서 전화했다. 도중에 새아버지와도 통화를 했다. 새 아버니깨서는 창민이가 아버지의 모교인 상주중학교에 아들이 다니게 된것이 그렇게 기분좋으시다고 했다. 비록 창민이가 공부는 못하지만 올바르게 교육시키려고 애쓰고 있으니 선생님께도 잘 부탁한다는 말씀이셨다.
오늘 아침 비가 많이 내렸다. 이유없이 지각하면 손바닥 가볍게 한 대 맞는다. 창민이가 조금 늦었다. 앞으로 나오더니 손바닥을 내 밀었다. "선생님 저 지각했어요" "선생님도 비가 와서 지각했는데" 내 손바닥으로 창민이 손바닥을 한번 쳐서 손뼉을 쳤다.

한명한명 참 귀한 자식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귀두개, 입하나로 어떻게 다듣고 어떻게 다 말할수 있을지 막막할 때가 많고 한사람 한사람을 보기보다 두리뭉실 전체로 보기쉽고 비교하게 될때도 있다.
<하나님, 사랑의 눈으로 어느때나 바라보시고, 하나님, 인자한 귀로서 언제나 너에게 귀기울이시니. 어두움에 밝은 빛을 비춰주시고 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 ...> 오랫만에 이 찬양을 불러본다.
참 감사하고 은혜롭다. 이 사랑으로 내 귀도 입도 더욱 귀하게 사용되기를 기도한다.
하루종일 비가 온다. 봄비가 장마비같이..
나의 마음도 너무 삭막하여 장마비처럼 내려야 촉촉해질것 같다.
조회 수 :
418
등록일 :
2003.04.29
16:52:59 (210.104.58.69)
엮인글 :
http://www.tcf.or.kr/xe/diary4/109362/f30/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9362

'2' 댓글

전형일

2002.11.30
00:00:00
(*.219.21.90)


정말 동감~ -[04/29-23:15]
-


박은철

2002.11.30
00:00:00
(*.219.21.90)
마음이 따뜻해져 옵니다 -[05/01-08:48]
-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
165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1] 2274     2007-08-31
안녕하세요? 교단일기에는 처음 얼굴을 내미는 대구 성산초등학교에 근무하는 박미 진이라고 합니다.^-^;;; 대구의 초등학교는 9월 1일이 개학이라 아직은 막바지 방학을 즐기고 있답니다. 오늘은 새로운 2학기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아이들 맞을 준비를 하러 ...  
164 졸업식 [1] 2081     2009-02-07
내가 맡은 3학년 14반 아이들과의 마지막시간... 이번주 아이들에게 남겨줄 학급앨범과 동영상을 만들었다. 어제는 상장과 상품을 봉투에 미리 넣었다. 오늘아침 파리바케트에 들러서 케익을 샀다. 졸업식이 끝나고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떨린...  
163 5월 14일 [2] 2029     2010-05-14
오늘 날씨는 서늘하면서도 뭐랄까 청량감있는 기분좋은 날이었다. 배움의 공동체에 관한 자료를 tcf게시판에서 모조리 섭렵해서 다 읽어보았다. 그리고, 예전에 TESOL 교사 연수하면서 수업발표관찰하던 때를 떠올리며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가지려 애쓰고 있다...  
162 4월 27일 [3] 2026     2010-04-27
날씨 흐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나자신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지역대표모임을 은혜롭게 마치고 와서 어제 우리 반 학생 하나와 복도가 떠나갈 듯하게 시끄럽게 계급장을 떼고- 순간 내가 교사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멱살을 서로 ...  
161 "때" [3] 2010     2009-03-11
3월 둘째 주인데 저는 한달은 보낸 듯합니다. 힘들어서 그런 거겠죠? 저의 세번째 학교인 남원용성고로의 발령 제가 사는 곳은 군산! 전라북도에서 아마도 군산과 남원은 거의 극과 극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사실 발령나기 전에 남원으로 갈 가능성을 알았...  
160 2010년4월5일 [1] 1999     2010-04-05
월요일아침이라 피곤한 탓인지 2교시 수업하다가 녀석들이 떠들어서 화를 버럭내고야 말았다. 순간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가라앉아버렸고 수업은 그야말로 암울하게 진행되고 말았다. 나 혼자 교실 벽을 보면서 수업을 했다. 7교시 여학생반에 수업들어갔...  
159 TCF에 낚였다...?? [3] 1946     2010-04-22
안녕하세요? 이번에 리더모임 신청한 현유진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TCF에 제대로 낚인 것 같아서... 글 하나 올리려고 합니다. 08년 여름, 대학 때의 선교단체 친구들, 후배들에게 선교한국 같이 가자고 꼬셔서(?) 다같이 가등록 해놨는데 갑자기 2주짜리 연...  
158 4월28일 [1] 1918     2010-04-29
교단일기 또 써본다. 중간고사기간이다. 일종의 해방감과 안도감이 드는 시간이다. 여유가 좀 생겼다 싶었는지 인터넷을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풀무고등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았다. 아이들의 자유분방하면서도 행복한 표정이 사진으로 올라와있었다. 물론 교...  
157 5월 13일 1707     2010-05-13
학부모 수업공개가 지나갔다. 수업을 공개하는 것이 민망하고 부끄럽고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고 3 학부모들은 고등학교 현실을 잘 아시는지 적당히 5분정도 있다가 대부분 나가시거나, 국어나 국사 혹은 윤리 같은 과목으로 --아마 알아들을 수 있거나 재미있...  
156 2010년4월16일 [4] 1688     2010-04-16
날씨는 봄인지 겨울인지. 오늘 아침은 무척이나 화가 난다. 인문계고등학교 교사로서의 가장 중요한 일- 아이들을 학교에 붙들어 두는 일-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는 속상함때문이다. 옆반은 40명이 빼곡하게 앉아서 차분하게 자습하고 있는데 우리 반은 7명이 ...  
155 교단일기 새 필자는 조정옥 선생님입니다~ 1496     2003-03-03
2003년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학기 이정경 선생님에 이어 이번 학기에는 "마지막 불어 수업", "시가 있는 낙엽"의 주인공이신 상주의 조정옥 선생님이시랍니다. 학교도 옮기시고, 담임에 학년부장에, 게다가 영어 과목을 맡게 되어서 정신 없이 바쁘...  
154 학급경영 자료 듬뿍! 1484     2005-05-28
상해카페에 올렸는데 여기도 올립니다. 며칠전 학교에서 학급경영연수에서 알게된 사이트와 제가 평소에 들락거렸던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특히 에듀넷 학급운영은 정말 환상적인 학급운영 메뉴얼이 있답니다. 시간표도 과목만 다시 입력해서 써도 된다고 하시...  
153 샘을 지켜보는 아이들 [5] 1435     2006-08-25
"엄마, 우리 선생님 하나님 믿는 것 맞아요?" "그럼, tcf는 아니지만 기독교사단체에도 속해 있으시다고 들었어." "어, 이상하다. 그런데 왜 수업시간에 '신만이 아셔' 그런 말을 하지?" "아마 샘이 말씀하시는 신은 바로 하나님이시겠지." "그래도 하나님이라...  
152 나의 대학교 담임선생님 [1] 1428     2006-03-27
**2002년 어느 이름없는 신문에서 좋은교사 저널에서 제이름을 파악하여 원고료도 주지 않으면서 써달라고 해서 실렸던 글입니다. 제 출신대학신문에서 교수님의 정년퇴임소식을 읽으며 이글을 찾아 올립니다.** “ 나의 대학교 담임(?)선생님” “선생님! 어느 ...  
151 수업시간에... [2] 1426     2005-11-14
오늘 종교수업 시간! 주제는 “내가 만일 10억을 가진다면, 무엇을 할까? 단, 5가지만 선택할 수 있다.” 그랬더니, 중학교 2학년 임에도 아주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대체적으로 주택과 자동차 구입이 많이 나왔고, 그 외에 도서 구입, 저축, 여행과 같은 건...  
150 동찬이의 일기 "영화 괴물을 보고" [1] 1408     2006-09-14
8월 27일 일요일 날씨 맑음 <괴물> 오늘은 가족끼리 롯데리아 극장에 가서 영화 "괴물"이라는 영화를 봤다. 한강대교에 괴물이 사람을 잡아가서 먹기도 하고 지하에 숨겨놓기도 한 큰 괴물이었다. 가끔씩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슬프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다....  
149 축복받는 생일 [1] 1336     2006-06-05
작년에 워낙에 아이들과 맞지 않아서 힘들어 했는데 올해 맡게된 중1 여학생들은 예쁘기 그지 없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을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겠냐는 성경 말씀이 찔리긴 하지만 그래도 사랑을 더 퍼줄려고 무진장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들 생일이 되면 생일...  
148 우유곽 집만들기 1334     2003-11-15
우유곽으로 만든 집 어제 제 큰 아이(요한) 생일이었습니다. 생일선물로 학교에서 먹고 남은 우유곽을 모아 집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우유곽 2개를 끼우면 조금 단단한 우유곽벽돌이 됩니다. 그걸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것인데 벽돌들을 서로 연결하려면 양...  
147 가장 좋은 가르침은? [2] 1241     2005-11-01
대학교때 교수님들은 실과답게 실질적인 생활을 강조하셨습니다. "열심히 해서 대구에 발령을 받아야 한다. " 열심히 공부해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도 아니었고 단지 현실에 충실한 사람이 되는 것을 중시하셨습니다. 어떤 교수님은 심...  
146 승리했어요 1216     2004-03-15
승리했어요 - 영훈고 예배 처소 이야기 가스펠부르기반 개교 때부터 비공인되었던 영훈고 기독학생회는, 2001년에 ‘가스펠부르기반’이라는 이름으로 공인되었다. 당시의 교장선생님은 기독교 장로회 소속 교회의 권사이셨지만, 학교 안에서 믿음의 모습을 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