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the 7 habits>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굿바이’하는 것이라고 멜라니 소프카는 노래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구질구질하게 붙잡지도 않고, 울고불고 매달리지도 않고 쿨(cool)하게 헤어지는 모양이다.

"너 맘 변했니. 그럴 수도 있지. 그럼, 안녕" 하는 산뜻한(?) 헤어짐. 역설적으로 거기에선 떠나는 상대로 인해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안쓰러운 자기 방어가 읽힌다.

조직에도 만남과 헤어짐이 늘 있다. 인재가 날아갈 때 아쉬움이나 미련없이 떠나보낼 수 있는 상사는 별로 없다.

CEO들은 말한다. 직원들 못지 않게 과로하면서, 자금 걱정에 타 업체와의 경쟁에 시달리는 CEO에게 유일한 정서적 보상이 있다면 그것은 직원들의 존경이라고....

떠나는 인재는 그 마지막 보상마저 흠집을 낸다. 그래서 애인이 떠날 때처럼 자존심 상하고 허탈한 것이다.
  
[떠나는 직원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기억들]
몇 년 전 일이다. 한 중견직원이 갑자기 그만 두겠다고 한다.
그것도 최대 성수기에 대체할 인력도 없는데.

'누구보다 사정을 잘 알면서 이럴 수가 있나'하는 섭섭함이 앞섰다. '크고 작은 실수를 할 때는 내가 커버해주고, 이만큼 크도록 참아주었는데.'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배신감에 괘씸하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억지로 잡아 둘 수도 없고, 어찌나 마음 고생이 되었는지 피부병까지 얻었다.

그 뒤에도 그를 떠올리면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다. 이렇게 앙금이 남는 걸 보면 쿨하게 굿바이 하는데 실패한 것이리라.

이번엔 한 직원이 이 메일을 보내왔다.
"따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언제 시간이 괜찮으십니까?"

읽는 사람은 괜스레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경험은 이것이 십중팔구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사인이라고 말해준다. 만났더니 고민을 털어놓는다.

'요즘 왠지 모르게 일이 힘들고 짜증이 난다', '비전이 없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으로 비치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는 일이 정체성이 불분명하다', '몸도 안 좋다' 등등.

하소연이 한동안 이어지더니 결국 아무래도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지 않나 고민이라고 끝을 맺는다.

예감대로 일은 돌아간다.
마음 속에서는 순간 요동이 일어났다.

'도대체 정체성이 뭐가 불분명한가', 뚜렷한 역할이 있는데'. '그리고 비전을 남이 주나? 스스로가 고민하고 찾아나가는 거지'. 그건 그렇고 아무리 철이 없기로 어떻게 상사에게 '왠지 짜증난다'는 말을 하는지. 짜증나는 것까지 내가 어떻게 해결해 줘?

[함께 해답을 모색하는 질문과 대답의 스펙트럼 코칭]
그러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좀더 경청해보려고 노력했다. 어쨌든 그는 힘들어 하고 있지 않은가. 지레짐작으로 섣불리 판단하거나 성급하게 떠오르는 해결책으로 대응하는 대신 공감해주면서 들으려고 했다.

다 듣고 나니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게 되었다.
"지금 정체성이 불분명하다고 했는데, 그럼 자네가 보기에 정체성이 분명한 상태란 어떤 걸 말하는 건가?"

그랬더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온다.
"그야, 중요한 몇 가지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죠. 저는 아르바이트생이 해도 될 잡무를 몇 가지나 하면서 시간을 뺏기고 있으니까요."

오호, 모호했던 안개가 걷히는 것 같다. 한편 걱정도 되었다. 당장 사람을 더 채용할 수도 없는데 어떡하나.

"음.. 그렇군, 그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사실 지금은 그 일을 할 사람이 저밖에 없는 거 압니다. 하지만 연말에는 인원을 충원하니까, 그때는 새 사람에게 시키면 좋겠습니다."

내심 놀랐다. 이렇게 현명한 대답이 나오는구나.
"그건 내가 꼭 약속하지. 자네는 어떻게 하면 좀더 비전 있게 일할 수 있을까?"

결국 이야기는 그 직원이 A팀장 밑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배울 수 있게 좀더 높은 수준의 업무를 주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

내가 거기서 섣부른 가정으로 이런 저런 충고와 훈계를 늘어놓았으면 대화가 어땠을까.

나중에 생각해 봤다. 그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감정이 당연히 드러났을 거다.
아마 대화는 피상적이 되었을 거고, 온갖 좋은 얘기, 이른 바 동기부여 되는 얘기를 늘어놓음에도 직원은 그걸 자기 것으로 취하지 못했을 것 같다.

생산적인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 그는 회사를 정말 그만 둘 수도 있었다.

물론 떠나는 인재를 다 붙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들이 왜 떠나려 하는지, 정말 중요한 고민이 무엇인지를 들어주는 것이다.

제대로 들으려면 내 맘 속의 판단, 가정, 해결책을 일단 내려 놓아야 한다.
직장을 그만두려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고민 중이다. 무엇이 기준이냐에 따라서 그 자신에게도 결론은 유동적인 것이다.

경청, 경청, 경청!!!
상사로서 코치로서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미덕이 경청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 내 피부병을 도지게 했던 그 직원과 얘기할 때 나는 괘씸하다는 내 감정을 끝까지 내려놓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그의 진짜 고민이 나에게 공감되지 못했고 그 당연한 귀결로 쿨하게 놓아주지도, 강력하게 붙잡지도 못했던 것이다.

글 : 고현숙(한국리더십센터 부사장) / 성공하는 리더들의 7가지 습관 FT  
Executive coach , CEO를 위한 비즈니스코칭 FT  
조회 수 :
25
등록일 :
2005.02.07
23:01:29 (218.51.237.196)
엮인글 :
http://www.tcf.or.kr/xe/leader/110646/cc3/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10646

'1' 댓글

이영호

2005.02.15
16:09:50
(*.250.245.4)
좋은 글입니다.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435 TCF의 노래 4성부 file 28     2005-01-21
 
434 ♥감사 인사! [2] 37     2005-01-29
서울 수련회 staff들에게 감사 인사 드립니다. 최영철, 신동오, 하지영, 이현래, 류수현, 윤남석, 강미영, 이원철, 최승민 선생님 등 모든 서울 지체들의 섬김에 감사드립니다.  
433 브로셔 보낼 장소 남깁니다. [2] 30     2005-02-01
제가 여러 가지 일이 겹치는 바람에 늦게 알아봐서요.. 연수가 목요일 오전에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수요일 저녁까지 도착이 가능할까요? 부탁드립니다. 주소 : 강원도 강릉시 포남 1동 남강초등학교 이정미 선생님 귀하 010-7709-9778  
432 (영남지역)리더수련회 과제 안내-과제를 조금 줄였습니다. 37     2005-02-04
리더수련회 과제입니다. 과제가 너무 많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조금 줄였습니다. 필수과제 1 : 필독서 읽기- 강의 1, 2관련 ‘ 거인들의 발자국’(두란노) 읽고 1페이지 내에서 감상문을 정리해 오세요 (교사리바이벌은 기회가 될 때 꼭 한번 읽어 보십시요) 필수...  
431 강원지역 신규교사연수 좋은교사운동 및 TCF홍보 [1] 18     2005-02-06
보내주신 TCF홍보물은 수요일에 도착했습니다. 잘 받았구요 목요일에 신규교사연수에 가서 좋은교사에서 보내주신 과월호 잡지와 TCF 홍보물을 가지고 신규교사님들께 나누어 드리며 홍보했습니다. 세 상자의 좋은교사 잡지가 조금 모자르더군요. 눈에 보이지 ...  
430 영남지역 리더수련회 장소를 옮겼습니다. 21     2005-02-07
하나님께서 많은 선생님들의 기도에 응답하시어 더욱 좋은 장소를 구했습니다. 경산대경대학 기숙사와 도예관을 빌리게 되었습니다. 와 보시면 알겠지만 산 위에 지어진 학교라서 기숙사에서 바라보는 광경이 거의 스카이 라운지 수준 입니다^^ 또한 운동장은 ...  
429 리더수련회 일정 25     2005-02-07
주제: 예수님의 마음으로 첫날(21일) 오후2시 개회예배 3시 소개의 시간 4시 강의1: 시대를 품는 기독교사의 리더쉽-정영찬목사 6시 저녁식사 7시30분 찬양 8시 강의2: TCFer 리더쉽-박은철간사 10시~ 워크샵: 사역보고회& 기도회 둘쨋날(22일) 오전7시 큐티& ...  
» (리더십)경청하기가 주는 선물 [1] 김덕기 25     2005-02-07
<Living the 7 habits>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굿바이’하는 것이라고 멜라니 소프카는 노래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구질구질하게 붙잡지도 않고, 울고불고 매달리지도 않고 쿨(cool)하게 헤어지는 모양이다. "너 맘 변했니. 그럴 수도 있...  
427 (샘플 자료)기도회 인도 양식 - 제주 지역 필독 [3] file 29     2005-02-07
 
426 중부지역 1박수련회 계획 변경(취소) [1] 36     2005-02-11
안녕하세요 설에 고향은 잘 다녀오셨는지요? 이번 중부지역 1박 수련회를 함께 갖을려고 여러가지로 조율해보았으나 날짜와 장소, 목사님 일정등이 함께 모이는 쪽으로는 조정이 어려워 너무 무리하는 것보다는 각 지역별 일정과 계획에 맞게 시간을 갖는 것이...  
425 숨은 인재 발굴!!! [1] 51     2005-02-13
연합에서 요청이 왔습니다. 이름 하여 흙 속의 진주찾기 (아직 유명하지는 않지만 장차 전문강사로 활약하게 될 인재 발굴) 각 지역에서 재능있는 선생님들을 추천해 주세요 검증된 선생님들은 앞으로 기독교사연합(좋은교사)의 각종 세미나에 강사로 초빙됩니...  
424 영남리더훈련을 마치며 19     2005-02-25
많은 분들의 수고와 기도로 은혜롭게 마쳤습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장소를 허락해주시고 재정에 있어서도 모자람이 없는 넉넉한 훈련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바쁜 일정 중에도 강의로 섬겨 주신 박은철 간사님, 이용세 목...  
423 수련회 장소 섭외 기도 부탁드립니다. [3] 47     2005-03-02
기도 부탁드립니다. 창신대학의 정성민 목사님과 이번 토요일 협의 갖기로 하였습니다. (창신대학은 창원과 마산 사이에 있습니다. 도심의 아늑한 산 속 같은 곳) 창신대학 가기 http://www.csc.ac.kr/ 1. 1인 2실로 편안한 기숙사 환경입니다. (약 400명) 남,...  
422 수련회 장소 계약 [7] 72     2005-03-06
창신대학에 가서 계약을 하였습니다. (단, 대학내의 계획이 아직 세워지지 않아서 중복될 가능성은 많지 않으나 조정을 잘 해주신다고 해주셨습니다.) 음악과 김병호 교수님께서 교학처장이셔서 잘 처리되었습니다. 8월 16일 08:00 - 19일 12:00 1. 대강당 사...  
421 인천TCF 서일향 인사드립니다. [6] 46     2005-03-16
>어제 인천TCF 첫개강예배를 감사충만한 가운데 드렸습니다. > >이제 1학기만 지나면 개인적으로 10년동안 정들고 의지했던 서울TCF와 와전히 분리하여 독립하게 되는데... 먼저는 인간적으로 이별한다는 것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답니다. 그렇지만 넓디 넓은 인...  
420 창신대학제2캠퍼스 오시는 길 file 33     2005-04-06
 
419 리더수련회 일정안 - 전형일 선생님 참조바랍니다. ver.20 [5] 80     2005-04-06
리더수련회 일정안 4월 23일 토 (마산 창신대학교 ) 참석대상: 운영,실행위원, 간사진, 지역대표, 리더, 관심자 10:00-10:30 도착, 등록및 예배준비 (대강당, 강의실 사용장소 , 남여숙소 확인) 10:30-11:40 찬양과 예배 11:40-12:40 점심식사 (학생식당 - 아...  
418 전국 리더모임에 참석하시는 TCFer 인원 점검(식사관련) [16] 129     2005-04-11
전국에 계시는 TCFer 선생님들 안녕하십니까? 벚꽃이 휘날리는 4월입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참석하시는 인원수를 댓글로 올려주십시오. 식사를 미리 주문하려고 합니다. 항상 은혜의 주님께서 각 지역의 TCF에 평강...  
417 잘 도착하셨는지요. [5] 22     2005-04-24
귀한 만남과 나눔이 있는 리더모임 전국의 리더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머나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와서 참여하시고 정깊은 나눔에 풍성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그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친척보다 더욱 깊은 우리의 관계가 주 예수 ...  
416 차가 고장이 나서... ^^; & 사진 올렸습니다. [4] 39     2005-04-24
모두들 잘 도착하셨는지요? 저는 예상치 않게 1박 2일의 리더모임을 해야했답니다. 간략히 말씀을 드리면, 토요일에 칠서IC에서 고속도로로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타닥타닥"하는 소리나며, 차가 멈춰버렸습니다. 그래서 보험회사에 연락을 하니, 견인을 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