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바빠진 저의 삶
집에만 있어도 쉴 새 없는 아이들의 주문에 정신없는 나의 삶

뜻하지 않게 밖으로도 바빠지면서
세 아이들을 방목만 하기에도 너무 벅찬 삶

남편이 어느 날 꼬리뼈가 아프다며
허겁지겁 한의원에 달려가는 뒷모습을 보며

여간해서 병원 안가고
아프다소리 안하는 참을성 많은 남편이건만

얼마나 아팠으면 저렇게 정신없이 달려갈까
덜컥 미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전엔
저렇게 말도 없고
속내를 표현 할 줄도 모르는
독덩어리 같은 남편

나나 되니 함께 살아주지
사람들은 터지는 내 속을 알까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나처럼 뒤죽박죽
정리도 잘 못하고
요리도 잘 못하고
옷도 잘 못챙겨주고
짜증나면 바로 화내고
맨날 아이들 속에서
바쁘게 사는것이
벼슬인양 시끄러운
나 같이 형편없는 아내를

소중한 아내라고 여기며
한결같이 변함없이 살아와준
남편이 참 대단한 사람이라
말합니다.

늘 해야하는 일 속에서 장도 별로 안좋고 꼬리뼈도 아프고
눈은 안구건조증으로 뻘겋고 잠은 아이들 재우다가  어쩌다가
쪽잠 자고 ..

결혼 후 두 달만에 첫아이가 생기고 정신없이 임신 출산 하다보니
어느덧 결혼 9년째가 되어갑니다.
아이들 속에서 바쁜 일상으로 남편이 제 눈에 가려져 있었네요
참 미안한 밤입니다.






조회 수 :
925
추천 수 :
1 / 0
등록일 :
2007.06.29
02:06:24 (*.182.34.17)
엮인글 :
http://www.tcf.or.kr/xe/missy/118902/110/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18902

이민정

2007.07.01
15:20:46
(*.25.130.186)
숙진샘.....저랑 비슷한 고백을 하시는 듯하여 공감이 많이 되네요. 사진으로 보는 형일샘 얼굴이 정말 많이 수척하시더니만 여기저기 몸도 아프신데가 많으신가봐요. 건강하시도록 기도할께요. 아.. 참... 그리고 저도 애들 방목하는데...^^;;;

민들레

2007.07.01
20:34:14
(*.150.199.170)
가슴 아픈 글인데 웃지 않을 수 없네요...
사랑합니다. 숙진 샘...참 대단한 사람...
이렇게 나를 돌아 보고, 남편을 돌아 보고, 갈수록 두 사람의 사랑과 이해가 깊어 가는 결혼을 축복합니다.

조숙진

2007.07.02
08:38:41
(*.182.34.8)
저요~ 정말 염치없는 사실이 있답니다. 이렇게 글 써놓고 어제 주일과 전날 토요일 이래저래 일많이 하고는 지쳤는지.. 갑자기 저의 권리를 주장하고싶은 생각에 사로잡혀 가을에 서울과 전주 겨울에 춘천에서 연주가 있을 예정인데 노래연습도 하나도 못하고 사는 제자신에 제가 짓눌려 애꿎은 남편에게 반항이랄까 .. 침묵의 때갱이(?)를 써서 또 불쌍한 우리남편 내 기분 풀어줄라고 비싼 음식점
가서 먹여주고 그랬답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당~

조숙진

2007.07.02
08:43:33
(*.182.34.8)
아! 민들레쌤~ 때갱이란 말은 절라도 사투리로 어린아이가 조르듯이 때를 쓴다는 의미지요 또 다른 사투리로는 땡깡을 놓다라는 말도 있답니다. ㅎㅎ 워낙에 전북 정읍내장산 자락 (친정) 사투리(전남 광주가 가까운 탓에!)가 톡톡 튀어나오니...

민들레

2007.07.06
22:30:41
(*.150.199.170)
ㅎㅎㅎ 고마워요. 주석까지 달아 주고...^^ 땡깡을 놓는다는 말은 대구에서도 쓰는데...
조샘의 마음이 그저 이해되는 거 아시죠...? 힘들 때 때 쓸수 있는 남편이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죠^^.
여유를 가지고, 재밌게 연주를 준비하도록 기도할께요.
바쁘네...이제 비상하는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
48 오랜만에 가져보는 여유 [4] 772     2007-07-16
한 학기가 쏜살 같이 지나고 저희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조금 일찍 방학을 했습니다. 어제까지 무지 바빴는데 오늘 부터 갑자기 시간의 여유가 생기니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 맨날 짜여진 틀속에 살다가 갑자기 찾아온 여유가 제게 좀 벅차네요. 남편...  
47 두번째 회보를 보았습니다. [6] 773     2006-11-12
세심하신 전형일 선생님의 배려로 두번째 회보를 전송받았습니다. 이번 회보 주제가 "아줌마"여서인지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답니다. 대구교대 시절 ivf 선후배 였던 정해경선생님, 윤선하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는 10년의 세월이 지났건만 여전히 열심이구나 ...  
46 늘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10] 775     2006-08-28
요즘은 늘 반복되는 일상의 일들에 조금은 지쳐있는거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하는 일도 잘 못하는 반찬거리 만드는 일도.. 식사후의 설거지도 응애응애 우는 둘째 하진이를 안아주고 얼러주는 일도 하영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놀아주는 일도 밀린 ...  
45 아줌마모임에서 함께 읽고 은혜받은 육아책 [3] 775     2007-07-06
마음을 다루면 자녀의 미래가 바뀐다. (테드 트립, 디모데) 많은 분들이 책을 갖고 계시고, 또 읽으셨죠? 저도 이 책을 읽은 게 이번이 두번째 인데요... 읽을수록 깨닫게 되고, 아이들을 기르는데 도움이 많이 되서...유익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  
44 있는 모습 그대로 [4] 776     2007-07-18
주님... 있는 모습 그대로 저를 사랑하신 주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저도 또 다른 누군가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는 자 되게 하옵소서 부족한 모습 그대로 받아주신 그 사랑으로 허물진 모습 그대로 안아주신 그 사랑으로 연약한 모...  
43 새댁입니당! ㅋㅋㅋ [5] 780     2006-08-22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아직 새댁인 유명실입니다. 쑥쓰럽당! ^ㅇ^ 게시판을 보니까 제가 모르는 분들이 더 많지만, 그래도 이름은 거의 다 들어보았어요. ㅎㅎㅎ 저보다 선배님들이신 선생님들을 통해 한 수 배우고자 합니다. 많이 도와...  
42 나의 감사의 제목은? [6] 780     2008-03-14
"첫째는 내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너희 모든 사람을 인하여 내 하나님께 감사함은 너희 믿음이 온 세상에 전파됨이로다" 사도 바울은 육체의 건강 때문에, 진로의 형통함 때문에, 물질적인 풍성함 때문에 감사한 것이 아니라 오직 로마에 있는 성도들의 ...  
41 이런 분들과 함께 하는 아줌마 모임 행복합니다. [3] 789     2006-08-11
아래 올라온 이름들...지금 계신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해 주님을 섬기시는 모습들에 늘 도전을 받습니다. 저는 그 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 없지만, 아줌마라는 공통분모에 살짜기 기대어^^ 얼른 이 모임에 이름 석자 올려 보려고 오늘 들어 왔어요^.* 어...  
40 2학기를 준비하며 [2] 799     2006-08-20
내일은 저희 집에서 다음학기 계획을 세우는 리더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내일부터 출근 그 다음날 개학을 앞둔 저에게 또 하나의 사역 TCF 늘 남들보다 두 가지 일을 하는 이중고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학교일 할때 보다 TCF 모임을 준비할 땐 제속에 기쁨이 ...  
39 호수가 보이는 아름다운 시골 초등학교로.. [3] 805     2008-09-07
저희 딸 주원이가 초등3학년입니다. 저희집은 지방에서도 시골에 속하는 전주인데 그나마 이곳 사람들이 말하는 학군좋은 시내에 위치하고 있지요. 학군이 좋아서 집을 샀다기 보다 큰아이가 아기였을 때 시어머니께 아이를 빨리 데려다 주기 위해 시댁 가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