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는 이집트에서 종으로 고난받던 이들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모세와 함께 이집트를 빠져나와 약속의 땅 이스라엘로 나아가는 과정 중 첫번째 과정을 그리는 성경입니다. 해방이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에 일제는 출애굽기 읽기를 금지하였고,  이러한 죄악을 비롯하여 역사 교과서에 나타난 여러가지 죄악으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유일하게 전쟁 중에 원자탄을 얻어맞은'  수치와 굴욕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일제는 출애굽기의 애굽과 자신들을 동일시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출애굽기를 읽게 내버려둘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 일말이나마 남아 있던 양심에 찔려서였겠지요. 죄라는 것이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자 하는 습관을 들게 하는데, 일제는 그러한 잘못을 밥먹듯이 한 나머지 원자탄 피폭의 형벌을 받았고, 우리 민족은 그 후 광복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일본에서 지진이 날 때마다 '일본침몰의 소망'을 가지는데, 이것이 지나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해가 되는 것이 일본인들 중 많은 이들이 아직도 우리 교과서에 실려 있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기는 커녕 미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소망'을 가진 분들에 대하여 사랑이 없다고 정죄만 하는 것이 부당한 이유는 이러한 사실이 있기 떄문입니다. 물론... '일본침몰의 소망' 자체는 잘못된 것이 맞습니다. 일본에 원자탄이 떨어질 때 억울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 그 소망이 이루어질 때 역시 억울한 이들이 다수 생길 수 있기 때문이기는 합니다. 오해 없으시길...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역사 50점 미만을 받은 학생이 우리 사회에서 학력차별의 멍에를 짊어지고 가야 하는 이유 중 중요한 하나가... 일제시대의 사실에 대해서 알려 들지 않는다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과 그 이유를 이해할 의지와 노력이 없기 때문에 말입니다. 공부가 싫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이러한 멍에를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 중 하나가, 상대를 이해할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이 직업을 가질 때 상대방을 존중할 수는 없겠지요. 자신이 잘난줄 알지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학생들을 지도할 때 일정한 수준의 학력을 갖추도록 지도하는 것은 필요하다 봅니다. 부진아들을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한국 근현대사 혹은 역사(하) 50점 미만의 점수는 일제시대의 사실에 대해 알려 들지 않는 학생들에게 멍에를 지우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 느끼는 것이 나름대로 노력하는 학생에게도 멍에를 지운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노력은 있는데 공부 방법이 따라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수업과 더불어 평가방법에 대하여 좀 더 많은 고민을 하고 기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일정한 수준의 학력차별이 당연한 이유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인데, 상대를 이해하려는 의지가 있고, 대한민국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해 가며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현재의 시험 체제가 고통과 좌절을 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필요없다 하는 것과 이집트 바로의 행동이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부당한 고통을 주거나 방치한다는 면에서는 같은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은 무엇입니까. '그가 바로의 병거와 그의 군대를 바다에 던지시니 최고의 지휘관들이 홍해에 잠겼고 깊은 물이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들처럼 깊음 속에 가라앉았도다...' 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어쨌든... 찬송가 뒤에 실려 있는 광복절 예배(나라사랑 3) 교독문은 출애굽기 15장 1절로 시작합니다.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도다...

 

제가 <생명의 삶>을 가지고 QT를 하는데, 지난 달과 이번 달 본문이 이번 주 빼고는 출애굽기이더군요. 그리고 이번 달에 15장이 들어가 있습니다. 저는 출애굽기 15장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절로 뜁니다. 이 본문을 읽고 읽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성도들을 지켜주시고, 성도들을 치고자 하는 이들을 직접 치셔서 수치와 굴욕을 당하게 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를 감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 플래너의 사명서 다음 페이지에 출애굽기 15장 전체를 출력하여 보관하며, 사명서를 읽을 때마다 같이 읽으면서 성도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닥칠 때, 부당한 어려움을 닥치게 하는 이들이 애굽 군대와 같이 될 것임을 믿고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을 키우고 있습니다.

 

참고로 제 아내를 청년부 시절 지도하신 목사님 중 한 분이 서울에서 담임목회를 하시는데, 그분께서 이번 총선이 진행되는 날 수요예배 때 15장을 가지고 강해설교를 하실 듯 싶더군요. 지난 주에 13장을 가지고 설교하셨으니 말이지요. 남편이 출애굽기 15장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격을 아내를 지도하신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느낄 수 있었으면 해서 아내를 예배에 데리고 가려 했는데, 목요일 오전에 알파코스 헬퍼를 해야 해서 힘들다 하더군요... 혼자 가봐야 할 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내는 집에서 애나 보라고 하기는 하는데... 제가 학교에서 이것저것 하느라 힘들어서 딸과 잘 못놀아주었더니 섭섭한 것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날이 선거날이라 학교에 안 간다 하니 잔소리를 멈추긴 하던데...

 

이런 생각을 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것 중 하나는 서로 참고, 용서해 주라는 것일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성경 곳곳에서는 사랑을 베풀라 합니다. 원수를 대접하라 합니다. 원수를 위해 기도해 주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출애굽기 15장이 불편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환란과 핍박을 당하고도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천국에 대한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를 괴롭히는 이들을 무조건 사랑으로 덮기도... 너무나 힘이 드는 일입니다. 우리의 제자들의 철없음이야 '우리 오늘 눈물로 한 알의 씨앗을 심는다' 하며, 남자선생님은 아버지의 마음, 여자선생님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덮을 수 있고, 그러도록 노력해야 하겠지만, 다른 이들의 괴롭힘까지 사랑으로 감싸는 것은 너무나 피곤한 일입니다. 이런 피곤함이 더할 때 출애굽기 15장은 악인들의 처절한 멸망과 이를 찬송함을 보여 줌으로써 우리 자신이 진리 위에 바로 서고 행동할 때 하나님께서 그러한 행동에 대해 저항하고 괴롭히는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지 않을 때 철저하게 멸하실 것임을 보여 줌으로써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 인도하고 계신다는 것을 보여 준다 생각합니다.

 

우리가... 우리를 괴롭히는 이들을, 그러한 현실에 대하여 안타까워 하며 기도하고 감싸고자 할 때도 있어야 하지만... 죄는 미워해도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 했지만, 죄는 미워해야 하기에... 그리고 우리에게 소망이 있음을 되새겨야 하기에... 출애굽기 15장을 묵상하고 설교를 듣는 것이 기다려질 따름입니다.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도다

 

이 고백으로 말미암아 부당한 어려움을 당하실 때... 위로가 되시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바라보시는 데 도움이 되시기 바랍니다...

 

 

 

조회 수 :
3924
등록일 :
2012.04.02
03:10:02 (*.133.108.171)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87783/a79/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8778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3218 사랑하는 지체에게 825     2001-10-24
연숙아.. 오랫만이다. 대학 4년을 같이 보내고 같이 훈련 받으면서 참 가까이 있었던 우리였는데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받고.. 또 경산 TCF가 독립을 하면서 참 ,, 얼굴 보는 것이 참 힘들구나 그래도 수련회때마다 1년에 2번 이상은 꼭 봤었는데 이번에는 연...  
3217 가장 중요한 것 [2] 1246     2001-10-24
♠♠ 가장 중요한 것 ♠♠ 하반신 마비가 되기 전에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1만 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9천 가지가 있다. 나는 내가 잃어버린 1천 가지를 후회하며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아직도 내게 가능한 9천 가지를 하면서 살 수도...  
3216 Re..마음이 답답합니다. 해결해 주세요 890     2001-10-24
음~~~ 연숙이에게 아주 심각한 문제인 것 같구나.... 이 언니가 뭐라고 이야기 해야좋을지 솔직히 모르겠다.... 다만... 원론적이고 지극히 진부한 이야기만 하자면... 사표를 내고 안내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연숙이가 어떠한 동기로 행동하느냐가 더 중요...  
3215 애인을 왜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가? 995     2001-10-25
요즘은 여자가 남자 애인을 오빠라는 말로 부르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상당히 멋적은 말, 거북한 말입니다. 그래도 혼인 전까지는 그런대로 봐줄 수 있지만...혼인하고 나서까지 오빠라고 부르는데는 .... 제 조카 중에 그런 애가 있습니다. 혼인 전에도...  
3214 Re..동의 합니다. 921     2001-10-26
저도 선생님 말씀에 동의 합니다. 사람 사이에 일정한 거리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른 호칭의 사용도 꼭 필요한 일이고요. 요즘 가을 산이 참 멋있죠?  
3213 좋은 교사를 읽으며 화가난 내용 909     2001-10-26
오늘 좋은 교사 잡지 11월호를 읽으며 유익한 내용들을 생각하며 읽고,또 전형일선생님에 관한 내용들도 관심깊게 읽으며 이모저모로 수고하시는 전선생님과 한 tcfer라는 사실에 뿌듯한 마음도 가졌습니다. 그런데 꽁트를 읽다가 제 다혈질적인 성격에 금새 "...  
3212 아래글에 리플을 달아주세요. 867     2001-10-27
27이라는 조회회수를 보며 이글을 읽으신 분들이 많이 계심을 알겠네요. "좋은 교사" 11월호 아직 읽지 않으셨나요? 콩트를 꼭!!!읽어보시고 제 글에 리플을 달든지 선생님들의 생각을 새로 써주십시오. 이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해서 좋은 교사로 보내려고 합...  
3211 여자는 다 그래 1016     2001-10-27
어제 두 가지의 약속을 뒤로 미루고 오랫만에 오페라를 보러갔습니다. 서울에 올라오기 전까지 1년에 40-50여회의 음악회를 갔고 오페라가 있으면 특히 빠지지 않고 찾아갔었는데 서울에 올라온 이후로 거의 잊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한 때는 오페라의 아리아...  
3210 저희 결혼합니다. [2] 1111     2001-10-27
저희들 결혼합니다. 많은 분들께 청접장을 드리고 싶지만, 일일이 찾아뵙기가 어려워 이 글로 대신합니다. 1. 일시 : 11월 3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2. 장소 : 구미시 금오웨딩 3. 찾아오시는 방법 (1) 승용차 : 구미 IC에서 나온후 신호등에서 좌회전하여, ...  
3209 드디어 ..이제.. 시작합니다. [1] 844     2001-10-27
우리반 아이들과 성경공부를 오늘 드디어.. 이제야.. 시작합니다. 지난 학기에 너무 분주해서(쓸데없이 대전이다. 영주다.. 서울이다..오가느라.. ^^;) 아이들과의 시간을 못 맞췄는데.. 아무리 바빠도 이것만은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시작합니다. 기도 ...  
3208 Re..축하합니다. [1] 1007     2001-10-28
tcf커플 몇호가 되시는 거지요? 정말 기쁨으로 축하합니다. 개인적으로 홍순영선생님 결혼식,꼭 가고 싶었는데 여건이 안되네요. 못가더라도 이렇게 말로라도 축하하며 두분이 이루실 가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3207 모기를 쓰신 하나님 969     2001-10-28
오늘은 청년회 헌신 예배.저는 기도 순서를 맡았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동안 우리집이 이사를 하고 학부모 공개수업으로 많이 바빴습니다. 어쩜 핑계일수도 있죠. 그래서 많이 준비를 못했습니다. 그 전주까지는 헌신혜배를 준비를 위해 기도했는데 막상 준비...  
3206 하늘 소망을 향해가는 순례자 [1] 1162     2001-10-28
이번주에 우리집이 이사를 했습니다. 이제는 세를 살지 않아도 되는 비록 대출을 했지만 아무튼 우리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이사짐을 싸면서 참 나에게 많은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년 살다가 또 다른 곳으로 대학 2학년부터 교직 3년차인 지금...  
3205 Re..좋은 교사를 읽으며 화가난 내용 924     2001-10-28
원문을 다 읽어보지 못했지만 인용하신 부분의 글이라든가 평소 선생님을 잘 알고 있기에 저도 선생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김대영  
3204 Re..여자는 다 그래 842     2001-10-28
'여자는 다 그래'가 그 오페라의 제목이었나 보군요...저는 강선생님이 여자에게 실망해서 쓰는 글인가 하고서 읽었는데 그 게 아니로군요..... 김대영  
3203 Re..저희 결혼합니다. [1] 1046     2001-10-28
두 분의 혼인을 축하합니다. 특히 tcf 안에서 맺어진 혼인이기에 더욱 반갑고 기쁩니다...혼인 생활은 이인삼각 경주,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사 먹는 것이 아니라 두 분이 음식을 같이 만들어 먹어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혼인은 두 사람만의 ...  
3202 전교조 연가 투쟁에 참여하고서... 1074     2001-10-28
26일 20시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에서 올라오신 선생님들과 더불어 강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무릅쓰고 밤샘 농성과 다음 날 오후 4:45분 집회가 끝나기까지 계속한 7차 교육과정 저지와 교육 재정 확보를 위한 국민 대회에 참여했습니다. 이를 위해 ...  
3201 Re..김대영선생님! [1] 1162     2001-10-29
연가투쟁하시느라 힘드셨지요? 저는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는데 결국 선약이 되어 있던 수학교과모임에 참여하여 함께 연대의대에서 열린 기독 학문학회에 참여했습니다. 동일한 시간에 수고하고 계시는 전교조선생님들 생각하며 "교육,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  
3200 존경스러운 김대영 선생님 [1] 1114     2001-10-29
항상 선생님을 뵈면 존경스러워집니다. 저도 선생님의 나이 정도 되었을 때 선생님처럼 할 수 있을까 가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의 열심과 정열, 그리고 시각들 모두 본받고 싶고요 토요일 날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들의 그런 열정이 불씨가 되어 이 땅의 교...  
3199 Re..좋은 교사를 읽으며 화가난 내용 883     2001-10-29
저도 그 꽁트를 읽었습니다. 꽁트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는 알겠으나 선생님이 지적하신 그 부분은 정말이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안그래도 대중문화가 여성을 성적 상품화하는 것이 그 수위를 넘고 있고 또 청소년들을 비롯한 대중들에게 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