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산지역 개척사를 취재하러 갔습니다.

마침 2013년 지역모임을 마무리 짓는 1M.T.를 하는 자리였고 이 취재가 1박 행사의 메인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참석하신 분들 중에는 미혼이 두 분 있었지만 대부분 2-6살 정도의 유아들을 키우느라 한창 정신 없을 부부교사인 회원들이었습니다. 작은 아이들이 무리 지어 방과 방 사이를 바쁘게 왕래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몇 분은 식사를 준비하고 또 치우면서 모임을 섬겼습니다.

 

어느 정도 식사를 마치고 자리 정리를 한 후에 부산개척사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주 면담대상은 부산TCF의 산 증인이신 심은희 선생님이시고 또 전현직 대표인 최혁준, 손정웅 선생님이셨어요. 제가 준비한 질문들이 끝나갈 즈음부터 자연스레 취재 내용이 아닌 부산 모임에 대한 성찰의 시간으로 넘어 갔습니다. 모임에 젊은 사람들이 잘 참석하지 못하는 이유, 관계지향적인 멤버의 부재,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모임에 오지 못하는 분들 이야기 하다가 나중에는 전 대표님 스스로 신입 회원들이 모임에 잘 참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해 그렇다면서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잘하지 못해 모임에 남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는 부산 모임의 전 대표님 이야기를 들으며 제 안에 이런 의문이 생겼습니다. ‘정말일까?’

그 분의 자책을 뒤집으면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과거 TCF 지역모임이 36개까지 확장되고 수련회에 300명 이상 꾸준히 참석했던 시기에는 당시 대표간사들이 잘했기 때문에 그런 부흥이 찾아왔던 것일까?

 

박영선 목사님은 자신이 30대 때 했던 설교 원고를 우연히 보았답니다. 지금 자신의 것과 비교하면 너무 수준이 떨어져서 차마 읽지를 못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과거 설교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변화되는 역사들이 있었다며 부흥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하십니다.

 

1990년대 중반 TCF에 부흥이 찾아왔습니다. 그 부흥의 중심에 대구 TCF가 있었습니다. 당시 대구 모임에는 거의 매주 처음 참석하는 분들이 모임에 있었습니다. 어떤 주에는 대구IVF센터 홀에 앉을 자리가 없어서 늦게 오신 분들은 서서 이용세 선생님의 설교를 듣기도 했습니다. 모임이 끝난 후에도 바로 집에 돌아가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여기 저기에서 애프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그때 대구 모임에 전도의 불이 붙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제자양육,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기독학생반 운영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학교에서 복음을 어떻게 전하고 또 학생들을 교회로 인도할까란 주제를 두고 수시로 대화하고 기도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대구의 부흥이 대구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겁니다. 대구에서 시작된 부흥의 불은 다른 지역으로 전이되기 시작했습니다. 수원이 개척되고 전주, 천안, 경산, 창원, 제주모임이 세워졌습니다.

 

당시 대구 선생님들은 전국리더모임, 기독교사연합실행위와 같은 전국적인 회합이 있을 때면 승합차를 준비해서 떼를 지어 몰려 다니는 특징을 갖고 있었습니다. 리더선생님이 혼자서 먼 거리를 왕래하지 못하게 동행하려는 마음이 대구모임의 지배적인 정서였습니다. 그런데 놀토 없는 시절 토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 출발하여 잠시 만났다 헤어지는 회합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당연히 주일 새벽 1~3시경에 집에 들어가는 힘겨운 일정이었지요.

돌아보면 참 무식하게 모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무식한 열정 이면에는 그렇게 모이고 만나고 이야기하고 같이 있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마음들이 가득 찼던 것입니다.

 

어떻게 그런 마음들이 집단적으로 공유될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그토록 많은 신입 선생님들이 소문을 듣고 수년 동안 끊임없이 모임에 찾아올 수 있었을까요?

자기 돈을 허비하면서 학교에서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 기쁨을 누리는 분위기가 지역모임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리더의 능력 때문이 아닙니다.

1990년 중반, 그때 TCF에 하나님께서 부흥의 불을 던져 주셨습니다.

조회 수 :
2525
등록일 :
2014.01.17
14:53:22 (*.149.187.146)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216085/80a/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216085

김현진

2014.01.17
16:42:27
(*.116.127.237)

멋져요. 멋져~ 용~~~~~

포항 오시면 연락해요.

필참할게요~~~ ㅎㅎ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sort
3158 Re..힘내시요 816     2001-11-09
힘내세요.  
3157 우리반 카페 놀러 오세요. 572     2001-11-09
http://cafe.daum.net/greenban  
3156 브랜드있는 기독교사 804     2001-11-10
친구와 함께 국제 광학전시회장에 갔다. 이곳에 많은 외국인이 왔었다. 그리고 많은 외국인들이 계약을 하고 있었다. 안경공장에서 일하는 친구는 계약된 제품은 외국에 7달러로(7700원정도) 보내지만 그들은 브랜드만 붙여서 70달러로(77000원) 세계시장에 내...  
3155 하늘이 주신 아주 특별한 아이 837     2001-11-10
우리 부부와 딸 셋은 특수 시설로 향하고 있었다. 큰딸 메리는 열두 살, 조앤은 아홉 살, 막내 루스는 18개월. 막내 루스가 장애아로 태어났기 때문에, 우리는 그 슬픈 길을 조용히 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루스를 특수 시설에 넣으라고 충고했 다. "짐이 훨씬 ...  
3154 서울교대 예비교사를 위한 기독동문기도회 1110     2001-11-11
2001.11.19(월) 오후 6시 서울교대 예비교사를 위한 기독동문기도회가 열립니다.  
3153 아이들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기 - 야간 미팅 1016     2001-11-12
지난 봄의 가정방문에 이어 또 한번의 순방, 야간 학원수강생들 방문길에 나섰다. 오늘 그 시작으로 학원 종합반에 다니는 대영(가명), 동규(가명)를 찾아 갔다. 보통 밤 9시 30분에 마친다고 하여 시간을 맞추어 간다는 것이 김밥을 챙기느라 9시 31분경에서...  
3152 Re..본이 되시는 김덕기선생님! 797     2001-11-12
종종 선생님 글 읽다보면 도전이 됩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은 것 같이 나를 본받는자 되라"던 사도바울처럼 선생님도 저희들에게 그렇게 말씀하실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전 요즘 제가 아이들과 따로 놀때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이 다 무익하...  
3151 사대 교육학과를 나오면 무슨 교과목 자격증을 갖는 것인지?... [1] 948     2001-11-12
졸업생 중에서 사대 교육학과를 나오면 무슨 교과목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는 것인지 물어보던제 제가 몰라서 여기에 여쭈어 봅니다. 아시는 분은 답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대영드림  
3150 Re..교육의 After Service 809     2001-11-12
올해 들어 10년~7년 전에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이 종종 연락을 해 옵니다. 아이러브스쿨에 조그마한 홈을 만들어 두었더니 선생의 소식이 궁금할 때는 일반적으로는 그곳을 찾는가 봅니다. 그렇게 연결된 제자들 - 졸업과 동시에 대학 생활 또는 군복무를 마치...  
3149 파주 지역 통일 기행에 다녀와서1... 860     2001-11-12
파주 지역 통일 기행에 다녀와서... 어제 하루 종일 자유로와 통일로를 오가며 통일 기행을 전교조 주최 통일 교육을 받고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자유로는 제가 처음 가보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왕복 4차선이지만 가운데 풀밭으로 남겨둔 공간...  
3148 파주 지역 통일 기행에2... 953     2001-11-12
파주 지역 통일 기행에 다녀와서2.... 자유의 다리는 채 100미터도 되지 않는 짧은 다리입니다. 이 다리를 통해 휴전 직후에 한국군 포로 1만 3천명이 귀환했다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살아돌아와 식구들의 품에 안기는 감격을 안으며 희망 속에 돌아온...  
3147 마음이 무너집니다. [2] 720     2001-11-12
오늘 아침 지원(가명)이가 또 제속을 화악~ 뒤집었습니다. ..도데체 너는 왜 학교에 오는 거니 ..와서 그냥 친구들 괴롭힐 생각만 하니 ..어떻게 일요일은 참아내니 여학생 얼굴에다 매직으로 그림을 그렸더군요. 여학생 얼굴을 보는 순간 이성이고 감정이고 ...  
3146 지안아~~ 796     2001-11-12
지안아, 안녕? tcf홈페이지에 들어온 게 너무 오랫만이라 너의 소식을 들으니 많이 반갑구나! 먼저 축하해야겠구나! 임신 축하해! 지안이 닮은 어여쁜 아가면 참 좋겠다 ^ ^ 8개월이면 몸도 많이 힘들텐데...... 학교일로 많이 지치겠다. 너무 안스럽네. 그치...  
3145 초등학교 아이들의 아름다운 중보기도의 글 930     2001-11-13
초등학교 디모데 게시판에 아이들의 아름다운 중보기도의 글이 있어 띄웁니다. 보라와 보경이의 글을 읽으시면서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 이렇게 섬기는 훈련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네요. 교회에서 섬기는 사람이나 선교단체에서 ...  
3144 TCF의 기도(야베스의 기도의 속편) 660     2001-11-13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주께서 내게 기대에 기대를 더하사 겨울 수련회를 준비하게 하시고 주의 선한 손으로 도우사 나로 겨울에 다른 일이 생기지 않아 꼭 ...  
3143 Re..기도하고 있습니다. [1] 715     2001-11-14
지경넓히기-이것은 요즘 제 기도제목이기도 합니다. 수련회를 놓고 춘천 제목으로 기도하다보니 전국을 위해 기도하게 되더군요. 오늘 새벽엔 신재식선생님을 위해서 기도했구요. ...감사드리고 더욱 강건하게 지내시길...  
3142 빼빼로 받으신 분.. file 767     2001-11-14
 
3141 Re..저요 639     2001-11-14
저는 중학교 1학년 담임이라 아이들과 뭔가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듯합니다. 몇 번 대화의 시간을 만들려 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해서 마음이 상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보며, 나도 중 1과 똑같은 ...  
3140 샬롬! 예비교사입니다. 749     2001-11-14
저는 공주교육대학교에 다니는 예비교사입니다. 혹시 저와 같은 예비교사도 기독교사회에 참가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메일로 회답부탁드립니다.  
3139 Re..산타크로스 이야기 710     2001-11-14
정말 강정훈선생님글 공감합니다. 저도 빼빼로데이는 상업적인 것이라고 아이들에게 훈화를 했구요. 지난주 교회 유치부 교사회의에서 올 성탄절에도 산타놀이를 하자고 선생님들이 계획하며 좋아할 찰나 제가 찬물을 끼얹었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우리가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