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전교조에서 주관한 달밤 시쓰기 대회가 남산에서 열렸다.
앞서 시낭송 대회가 있었다. 목소리 낭낭한 우리반 성진이도 참가했다.
나도 우리집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다.
초등은 시제가 얼굴, 선물, 장난이었고 중,고등,일반부는 소리, 문, 잠이었다.
날씨가 흐려 달이 떠지 않았지만 가로등 불빛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를 쓰는 모습들이 아름다왔다.
아들 장한이는 장난. 도울이 나울이는 선물에 대해 썼다.
일반부는 등록자가 적어 쓰기만 하면 상을 탈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소리에 대해..쓰려고 생각..
우리반 아이들이 나를 졸졸 따라 다녔다. "얘들아, 가서 조용히 시 써라. 선생님도 써서 상받을거야"
아이들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가니 또 다른반 아이들이 따라 붙었다. "
선생님, 아들이예요? 정말 쌍둥이네. 야. 누가 언니니? 야, 몇학년이야. 우리중에서 누가 제일 무섭니? ... 선생님, 받침대 좀 빌려 주세요? 선생님 옆에서 쓸거예요"
3반 원보는 내 옆에 바짝 붙어서 시를 썼다.
어둑어둑해 잘 보이지 않아 학생들이 원보더러 "선생님 아들이예요"라고 물었다.
새로 아들을 한명 얻었다.
이리저리 소란해서 나는 결국 시를 쓰지 못했다.
사실 시를 잘 쓰지도 못하면서도 학생들 때문에 시를 못써서 상을 못받게 되었다고 핑계삼아 말하고 다녔다. 아!! 아쉽다. 상품권 2만원...
조회 수 :
574
등록일 :
2003.06.15
14:07:17 (220.122.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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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전형일

2002.11.30
00:00:00
(*.219.21.90)


도울이, 나울이가 쓴 시를 읽고 싶어요~ -[06/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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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에스더

2002.11.30
00:00:00
(*.219.21.90)
선생님의 일기는 담백해서 너무 좋아요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도 물리지 않는 정신없는 남자 중학생들도 선생님의 담백한 매력에 푹 빠진것 같네요 -[06/16-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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