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했어요

최관하
승리했어요
- 영훈고 예배 처소 이야기

가스펠부르기반
개교 때부터 비공인되었던 영훈고 기독학생회는, 2001년에 ‘가스펠부르기반’이라는 이름으로 공인되었다.
당시의 교장선생님은 기독교 장로회 소속 교회의 권사이셨지만, 학교 안에서 믿음의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그래서 천주교반, 불교반, 기독교반 등 모든 종교반을 지도교사만 있으면 허락한다는 조건하에 허락을 했었다. 그 결과 기독교반 이외에 다른 종교반은 어느 누구도 지도교사가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기독교반만 공인되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이사장님의 반대로 다시금 공인되지 못할 상황일 때,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명칭을 바꾸게 되었고, 그래서 ‘가스펠부르기반’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건의했을 때 성령의 역사로 이사장님은 수락하셨다.
이 ‘가스펠부르기반’이 2003년도에 ‘가스펠반’이 되면서, 기독교학교가 아니어서 오는 여러 어려움과 고난 가운데서도, 매우 왕성한 기독활동을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허락하셨다.

가스펠반을 없애요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 영훈고는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간증이 넘쳐나는 학교로 성장하고 있었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에 변화가 일었다. 교감선생님이 새로운 교장선생님으로 취임하셨는데, 이 분은 영훈고 초창기 때부터 계신 분으로 장로님이시기도 하다.
신입생들이 들어오고 아이들의 최대의 관심사인 동아리 학생 모집을 준비중이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예배실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실에 헌 책상과 의자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겨울, 학생부장 선생님을 통하여 그러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은 있지만,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또 다시 우리들이 예배실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실로 옮긴다니.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믿지 않는 선생님들의 요청으로 한 번씩 진통이 있었고, 그러나 그때마다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지금껏 그곳을 예배실로 사용해 왔었다.
불교신자였던 교장선생님도, 권사이셨던 전 교장선생님도 잘 관리하며 쓰라고 말씀하실 뿐이었다. 그런데 장로님이 교장선생님이 되신 후 얼마 되지 않아 예배실이 창고로 변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두려운 일이었다. 그곳은 다른 사람들로서는 창고라고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성전이기 때문이었다.

교장선생님을 만나고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교장선생님은 내 말씀을 다 들으시고 고개를 끄덕이며 염려의 말씀을 하셨다. 그것은 믿지 않는 이사장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고, 또한 30여년을 같이 몸담아 온 동료교사들과의 관계도 생각해서였다. 믿는 분으로 교장이 되었기에 더욱 지혜롭게 하나님의 방법으로 해결되어야만 될 일이었다.
3층 시청각실에 있는 200여개의 책상과 의자가 예배실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무렇게나 어질러 놓으면 그것을 기독학생들이 최대한 한쪽으로 붙여 잘 정리했다. 그러나 그러기를 세 차례, 이미 예배실의 반 가량이 헌 책상과 의자로 가득차고 있었다.
신입생과 예배실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며 매달렸다. 분명히 하나님께서는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2주간 아침 기도회로 작정기도를 하며 아이들과 눈물로 매달렸다. 그러나 쉽사리 해결되는 않았다. 도리어 믿지 않는 선생님들 몇 분은 아주 사소한 것까지 거론하며 기독교반을 없애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도교사가 엄연히 있는데, 어떻게 기존에 있던 동아리를 마음대로 없앨 수가 있느냐 하는 교장선생님의 반대 때문이었다. 교장선생님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선생님들 앞에서 절대로 없앨 수는 없다고 딱 잘라 말씀하셨던 것이다. 그랬더니 그분들은 더욱 심하게 예배실을 창고로 전환하는 데에 온 힘을 다 쏟고 있었던 것이다.

교장취임감사예배
이즈음 교장선생님이 섬기는 교회에서 교장선생님의 영훈고 교장 취임과 박사 학위 취득을 축하하며 감사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나에게 축사를 부탁한다고 했지만 나는 축시를 준비하여 읽어드리기로 했다. 예배 순서가 끝나고 내 순서가 되었을 때, 나는 단에 올라가 시를 읽기 전에 성도들에게 힘주어 말씀을 드렸다.
“여러 성도님들, 반갑습니다. 저는 영훈고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또한 기독학생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정영택 장로님은 제 은사님이십니다.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에 믿는 장로님을 교장으로 세우신 하나님의 뜻이 분명히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더욱 장로님을 위해서 기도해주셔야만 합니다. 지혜와 명철, 강건함으로 학교의 모든 일을 잘 감당하실 수 있도록 꼭 기도 부탁드립니다.”
성도들은 진지하게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나는 다음과 같은 축하감사시를 읽어드렸다.

에벤에셀의 하나님

삼십여개 성상을 이 땅의 교육을 지키라 하여 / 교단에서 살게 하신 하나님
그 수많은 땀과 정열의 열매가 / 오늘 이 시간 하나님께 나아가는
감사가 되게 하시니 또 얼마나 감사한지요 /
항시 부족하고 연약하다 고백하시는 입술과 / 희끗희끗해지는 머리칼에
겸손이 묻어나는 정영택 장로님 / 두 팔 높이 들고 마음껏 찬양하는 몸짓에는
천상의 노래가 담겨져 있고 /
무너지고 갈라지고 황폐화되어 가는 이 땅의 교육현장에 / 기도하는 장로로 교장으로 세워주셔서 / 성령의 간섭하심으로 무릎이 닳도록 기도하며 / 하나님의 인도함을 구하리라 마음 주시니 / 에벤에셀 하나님의 은혜일뿐입니다 /
이제 장로님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 하나님의 계획이 아름답게 성취될 것이니/
거대하게 다가서는 골리앗 세상의 암초를 / 다윗의 믿음으로 감당케 하실 줄 믿습니다/
장로님! / 앞으로의 여생이 하나님의 도구로 축복의 통로로 /
아름답게 사용되시길 소망하며 / 오늘 베풀어주신 이 풍성한 하나님의 잔치에/
따스한 봄날 향기같은 사랑을 담아 기쁘게 축하드립니다
장로님을 통하여 끝까지 영광 받으실 하나님을 / 두 손 들고 찬양합니다.

- 정영택 장로님의 Logos Beacon University 음악교육학
박사 학위 취득과 영훈고 교장 취임을 축하드리며
교장선생님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성도들도 깊은 감동을 맛보고 있었다. 성령께서 임재하셔서 어루만지고 계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내 마음속도 깊은 희열로 가득차 오르고 있었다.

모두 모이세요
다음 날은 월요일이었다.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신입생들과 예배실을 놓고 아침 7시 기도 모임을 가졌다. 그리고 점심 무렵, 교무실에 들렀다. 그랬더니 특활부장 선생님이 큰 소리로 말했다.
“최선생님, 오늘 동아리 부서 지도교사 회의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요. 교장실입니다.”
갑자기 무슨 회의인가 궁금해하며 나는 교장실로 향했다. 이미 여러 선생님들이 와 계셨다. 동아리 담당 선생님들 이십 여명이 모두 자리를 하자 회의가 시작되었다. 교장선생님께서 서두를 꺼내셨다.
“선생님들, 신학기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이번에 모이시게 한 것은 동아리 활동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오랜 동안 우리 학교의 동아리 상황을 살펴보니까 어떤 부서는 지도교사가 항시 사제동행하며 활동하는 부서가 있고, 또 어떤 부서는 남녀 학생들만 모여 히히덕거리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도교사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올해는 분명히 방침을 정해 시행하려고 합니다. 지도교사로 확실히 책임을 지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상설동아리로 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일주일에 한 번 모이는 클럽활동으로 전환하셔도 됩니다. ”
그동안의 활동을 보면, 여러 부서가 있지만 지도교사는 나타나지 않고 아이들만 따로 활동하는 부서도 있었기에 염려되는 것도 있었다. 자리에 계신 모든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각 부서별로 갖는 문제점들을 확인하기 시작하였다.
기독교반을 없애자고 했던 각 부장선생님들도 자리를 같이 하고 있었다. 기독교반의 차례가 되었다.

동아리 부서 지도교사 회의
“가스펠반(기독교반)은 최관하 선생님이 하시는데, 장소로 쓰는 기술실이 지금 문제가 있지요?”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이어 옆에서 학생부장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그 곳은 안됩니다. 창고로 사용해야 되어서요. 지금 거기에 들어갈 책상, 의자가 이백 개도 넘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최선생, 어때요? 거기 말고 빈 교실이나 아니면 다른 장소를 사용하면?”
내가 말하기 전에 옆에서 또 학생부장 선생님이 말씀을 하셨다.
“아니, 우리 학교는 기독교학교도 아닌데 매일 모여 기도하고... 그래서 선생님들 불만이 무척 많습니다.”
“그래요. 그럼 최선생은 할 말이 뭐 없습니까?”
학생 부장 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선생님들, 참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몇 년 제가 듣기만 하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 오늘은 말씀을 좀 드리려고 합니다.”
선생님들이 모두 나를 주시했다.
“원래 김택수 교장선생님 때부터 기독교반은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분은 불교신자였지만 저희들이 기술실에서 활동하는 것을 아시면서도 허락하셨지요. 그리고 그분이 떠나시고 이태재 교장선생님이 오셨을 때 저는 기독교반을 정식으로 공인해 달라고 요청했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학교가 아니어서 특정 종교만 허락할 수 없다고 하셨고, 그래서 천주교반, 불교반 등 지도교사만 있으면 다 허락하기로 했었습니다. 그것이 2001년도죠. 그런데 다른 종교반 지도교사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직 기독교반만 제가 나선거죠. 그래서 기독교반이 ‘가스펠반’으로 공인된 것입니다. 믿지 않는 선생님들을 생각해서 ‘기독교반’이라는 이름도 ‘가스펠반’이라고 한 겁니다.”
나는 일사천리로 말하고 있었다. 생각지도 않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가스펠반은 기독교반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가스펠반은 기독교반입니다. 근 4년 동안 아이들이 아침, 점심, 저녁으로 모여 무엇을 했겠습니까? 우리 학교를 위해, 바로 선생님들을 위해 기도한 것 밖에는 없습니다. 다른 분들에게 불편을 드리지 않기 위해서 지하 기술실을 사용했던 것이구요. 그런데 선생님들 생각해보세요.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잘못한 게 있습니까? 기도하는 게 나쁜 겁니까?”
선생님들은 조용하다 못해 숙연하기까지 했다. 그동안 가슴속에 있던 말이, 그러나 하려고 계획했던 말이 아닌 그저 나오는대로 내 말은 계속되고 있었다. 성령께서 주시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선생님들. 보십시오. 기독교반 학생들도 우리의 제자들인데 기도하면 난로 빼앗아가고, 야단치고, 이제 못 쓰는 책상, 의자까지 밀어 넣어서 아이들을 내쫓으려 하니, 어느 것이 우선입니까? 학생이 주인인 학교라면서 어떻게 쓸모없는 책상으로 창고를 만들겠다고 기도하는 아이들을 나가라고 한단 말입니까? 지금 아이들 책상과 의자는 모두 하이팩으로 교체되었는데요. 그 아이들이 무슨 일을 저질렀습니까? 단지 기도한 것 밖에는 없습니다. 선생님들, 그리고 교장선생님, 우리는 공간이 어디든지 괜찮습니다. 빈 교실이든지, 기술실이든지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는 어떤 상황이든지 하나님과 약속한 그 시간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내 말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자 교장선생님이 선생님들을 둘러보며 말씀하셨다.
“선생님들, 혹시 가스펠반이나 최선생에게 말씀하실 것이 있으면 하세요.”
아무도 말이 없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도록 침묵이 이어졌다.
“부장 선생님들도 한 마디씩 하세요.”
그러나 어느 누구도 말을 하는 분이 없었다. 눈을 감고 있는 분,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분들 뿐이었다.
잠시 후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그래요. 현실적으로 기독교반도 우리 동아리 중 한 부서입니다. 예전에 공인되었구요. 아이들을 신앙으로 키우는 것은 매우 좋은 교육 방법입니다. 그런데 여러 활동을 하는 가스펠반을 생각하면 한 공간을 주면 좋겠는데, 그 책상과 의자를 놓을 데가 없어서 말야...”
그 때 다른 부장 선생님이 외치다시피 말씀하셨다.
“교장선생님. 그것을 놓을 데가 없습니다. 아무데도요. 기술실 밖에는 없단 말씀입니다.”
“알았습니다. 제게도 생각이 있으니까 일단 빈 교실 어디든지 한 군데 정하고... 좀 생각해보고 정합시다.”

기도 요청
나는 책상과 의자로 가득 쌓여진 기술실에 내려와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괜찮습니다. 다니엘의 세 친구들의 ”그리아니하실찌라도“의 믿음을 주시옵소서. 사실 장소는 어디든지 괜찮습니다. 어디든지 기도 못하나요? 그러나 마음이 아프네요. 그 영혼들이 너무 불쌍하구요. 예수님, 그분들을 만나주세요.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요...“
나는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자리로 돌아와 기도요청문을 만들었다. 국내외의 믿음의 동역자들에게 기도요청문을 띄웠다.

긴급기도요청입니다!!!

샬롬! 영훈고 기독교사 최관하입니다.
기독교학교가 아닌 우리 영훈고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여러 믿음의 동역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긴급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저희들이 학교 안에서 예배드리는 공간인 기술실을 창고로 바꾸려고 하는 학교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곳은 2000년도에 불교신자 교장선생님이 허락하셔서 사용할 수 있었고, 2001-2003년까지는 권사님이신 교장선생님의 허락하에 예배와 기도모임, 점심찬양 등 다양한 기독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모두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하신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 올해는 믿지 않는 선생님들이 대거 중간관리자로 임명되면서 여러 모양으로 예배실 폐쇄와 기독교반 활동 금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 가스펠반(기독교반)을 없애자는 요청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도교사가 있는데 그것은 안 되지 않느냐는 교장선생님의 반대로 그것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 쓰다 남은 책상과 의자가 예배실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공간을 창고로 쓰겠다는 것이지요. 다른 곳에는 놓을 데가 없다고 하면서요. 세 번에 걸쳐 가져다 놓은 책상과 의자로 공간의 1/3이 차고 있었고, 기독학생들과 저는 매일 그 책상과 의자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알아보니까 아직도 가져다 놓을 책상과 의자가 많이 있답니다.
- 우리 학생들의 온 책상과 의자는 모두 하이팩으로 교체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용하기도 어려운 나무 책상과 의자를 창고에 보관하려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지요. 왜냐하면 모자라는 책상과 의자는 결국 하이팩으로 또 교체되어야 하니까요.
- 기독학생들과 점심시간에 모여 마음을 모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어디에서든지 하나님과 약속한 시간에 예배를 드리고 기도하면 되는 것이라고요.
- 여러분! 기도해주십시오.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저희들 기도하며 잘 감당할 수 있도록요. 그리고 저희들의 예배 처소를 위해서도요.
- 올해부터 교장선생님이신 정영택 선생님은 장로님이시며, 영훈고에 30여년을 봉직하신 제 은사님이십니다. 오래 영훈고등학교에 계셨고 다른 선생님들과의 관계를 많이 생각하시기에 믿음으로 결단하시기가 더 어려운 듯 싶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교장선생님에 대한 테스트라는 생각도 듭니다. 편지를 두 장 써서 드렸습니다. 이 분을 위해서도 남은 임기 동안, 사람의 눈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실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 하나님의 사랑을 모르시어 이렇게 행하시는 선생님들의 그 영혼을 위해 기도 중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이 선생님들의 마음 가운데 역사하시길 기도해주십시오.
- 눈물로 무릎으로 목숨 걸고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풀무불같은 학교 공간이며 매일 눈물 흘리지 않는 날이 없지만, 이 고난의 장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은 끊임이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리아니하실찌라도’의 믿음을 소망하며 기도중에 있습니다.

* 기도해주십시오
1. 영훈고의 예배 처소를 위해서(학교 안에 교회가 서게 하소서)
2. 교장이신 정영택 장로님을 굳건히 세워주소서.
3. 영훈고가 하나님의 학교가 되게 하소서
4. 믿지 않는 선생님들께, 특히 성령님께 대적하지 않도록 긍휼을 베푸소서
5. 기독학생들과 신우회, 기독동문회, 기독학부모회가 믿음으로 기도하며 뭉칠 수 있도록.
6.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특히 영적분별력과 민감함이 떨어지지 않도록요.
7. 겸손함과 지혜로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어떤 상황이든지 주님 주시는 평강 가운데 여러 일들을 감당하기를 소망합니다.
8. 새로 들어올 기독교반 신입생을 위해서도요

곧 교장선생님을 만나뵐 것입니다. 성령께서 인도하시고 감화 감동 주시도록 기도로 도와주십시오. 감사드립니다. 샬롬!
2004. 3. 8
영훈고 기독교사 최관하(017-264-5097)


동역자들의 움직임

이 기도요청 메일을 보시고 격려의 글을 보내주신 분들이 많았다.

최선생님 힘내십시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샬롬.

기도합니다. 눈물로 기도하는 형제님의 기도를 주님께서는 응답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리아니하실찌라도 기도하시겠다는 형제님의 믿음에 감사와 도전이 됩니다. 주님께서는 귀하게 쓰실 것입니다. 형제님! 힘내세요. 주님이 우리의 힘이요 우리 편임을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권0천 올림

메일을 먼저 열어보았는데... 기도 제목을 주셔서 감사했어요... 고난이 왔다는건 이겨낼 힘이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오늘도 성령 하나님만을 의지하시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아이들에게 마음껏 흘려 보내실 선생님을 축복합니다 PS. 마치 제 일처럼 느껴져요,, 제가 앞으로 교직에서 겪게 될 일들..하나님은 눈물 뒤에 그보다 더 큰 웃음을 주시는 걸 전 많이 경험했거든요. 사랑합니다. 기도합니다. 선생님 지금까지 그리하셨던 것처럼 주님께서는 반드시 주님의 방법으로 응답하실 줄 믿습니다. 힘내세요 선생님.
교육학 수업을 하시던 선생님(탁영진 교수님이에요..)께서 선생님의 "울보선생" 책 이야기를 임용고시 준비하는 수강생들에게 해주셨어요, 그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시면서 이런 교사가 되라고, 눈물이 메마른 교사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어찌나 반갑고 의미있게 다가오던지..^^ 선생님, 힘내세요~!! 그리고 참 연약하고 부족한 저이지만 선생님과 기독학생반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영훈고등학교를 위해서 꼭 기도하겠습니다. 그럼. 담에 또 소식 전해주세요
두서 없이 몇 자 올립니다. 부족한 저에게 기도 제목을 주셔서 감사 합니다 기도의 동력자 조0영 드림
좋으신 하나님께서 더 크신 일을 이루시고자 획을 가지고 계심을 믿습니다. 선생님의 영육간의 강건함과 영훈 공동체 모든 믿음의 가족들의 거운 기도의 연합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드러나길 기도합니다. 샬롬!
분명 뜻이 있겠지요. 힘내시와요. 기도하겠습니다. 서산에서 우0경
최관하 선생님. 여전히 힘차게 일하고 계시는군요. 선생님의 메일은 읽으면서 일단 기도가 됩니다. 요즘은 따로 시간을 내서 선생님 기도 못 할 때도 많은데 이렇게 읽을 때 우선 감동을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항상 비슷한 내용 같은데도 대하면 눈시울이 뜨겁습니다. 오래 참고 기다리고 하는 것이 믿음 같습니다. 그렇게 인내하다 보면 주님의 시간에 눈에는 보이지 않던 믿음의 실상들이 보이게 되고, 주님께 감사하고 또 기다리고 확인하고, 참고 새로운 은혜를 체험하고...힘내십시오. 선생님은 절대 중간에 멈춰설 수 없습니다. 없이 많은 학생들의 생명이 걸려 있는 일을 주님이 그만 두게 하실까요?^^ 뵐 날을 기대하면서...
여러 동역자들의 격려와 합력하고 있다는 메일을 접하고 있던 중이었다. “선생님은 절대 중간에 멈춰설 수 없습니다.”라는 구절을 읽는 순간, 나는 컴퓨터 앞에서 엉엉 울 수밖에 없었다.
우리에게는 저마다에게 주어진 산지가 있다. 그 산지의 여건이 좋든 안 좋든 하나님께서 주신 곳이기에 감당해내야 할 것이다. 나에게는 영훈고등학교가 하나님이 주신 산지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번 사건과 같은 것은 정말 극렬한 풀무불같은 세상을 말해주는 것과 같다. 승리하는 방법은 단 하나.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겸손히 순종하고, 멈추거나 타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힘든 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만 결판이 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더욱 인내하며 기도하기를 원하고 계셨다.
고등학교여야 합니다
아침에 기술실에 내려갔더니 어제까지 없었던 책상과 의자가 또 들어와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제 아픈 내 마음보다는 그렇게 행하고 있는 선생님들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더욱 갖게끔 하시며 기도하게 하셨다. 산처럼 쌓여 있는 책상과 의자, 그 곁에서 기도는 계속되었다. 아이들도 하나 둘 자리하며 목을 놓아 기도하기 시작했다. 점심 무렵, 교장선생님께서 찾으셨다.
“최선생, 생각해봤는데 고등학교에는 정말 장소가 없더라구. 그 기술실밖에 없는데 말야. 책상하고 의자도 쓸만한 것을 버리기에는 좀 그렇고... 어쩌면 좋지? 그래서 말야. 초등학교 쪽에 새로 지은 음악실이 있는데 그곳이 별도의 공간으로 되어 있고 좋거든. 그 곳을 사용하면 어떨까?”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그것은 아니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힘주어 말씀드렸다.
“교장선생님, 저희들이 기도하고 있는 것은 일단 영훈고등학교를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영훈고등학교 소속이구요. 초등학교 음악실이 얼마나 좋은지는 몰라도 그보다는 고등학교의 빈 교실이나 창고 같은 곳이 더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교장선생님, 이제 아이들의 의자와 책상은 모두 하이팩 아닙니까? 그런데 이렇게 썩어가는 물건들을 예배 드리는 곳에 집어넣는다는 것은, 그래서 기도하는 아이들을 나가라고 하는 것은 당연히 영적싸움이 아닙니까?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겁니다.”
교장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래, 영적으로 다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지. 하지만 그 선생님들도 우리 입장에서는 품어야 하니까, 내가 이 문제 때문에 요즘 아침마다 얼마나 기도하는지 알아?”
“교장선생님, 그럼요. 기도하셔야지요. 저도 우리 아이들도 정말 교장선생님께서 기도하시는 분이길 원하며 수 년동안 기도해왔습니다. 또 지금도 많은 분들이 교장선생님을 위해 기도하고 계시잖아요.”
“그래, 최선생. 알았어. 우리 좀더 고민해보자구. 기도하면서 말야. 하나님이 방법을 알려주시겠지.”

책상을 뽀개고 있어요
다음 날, 기술실 앞에 고물상 아저씨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수백 개의 책상과 의자를 모아 놓고 뽀개고 있었다. 이게 웬 일인가 했더니 쓸모없는 책상과 의자를 폐기 처분하라고 교장선생님이 조치를 내리셨다고 했다.
학생부장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 어떻게 된거예요?”
하고 묻는 말에,
“글쎄 교장선생님이 못쓰는 것은 부숴버리라고 하더라구요. 쓸만한 것은 보관하구요.”
“어디에다가요.”
“글쎄, 일단 기술실에 두어야지 놓을 데가 있나요.”
이건 또 무슨 말인가. 거의 반 정도 쌓인 것을 빼가지는 못할지언정 보관을 하겠다니, 아직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즉시 기술실에 내려와 책상과 의자를 만지며 기도했다.
“하나님, 어쩌실 겁니까? 이제 저나 우리 아이들 손으로 이것 끄집어 내지 않겠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거니까 하나님이 꺼내주시든지 그건 알아서 해 주세요.”
기도가 좀 이상한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투정 비슷한 것을 부리고 있는 듯 했다.
‘아버지 하나님이시니까 다 알아들으시겠지 뭐’하며 나는 기도를 계속했다.
아이들과 예배를 드리면서도 또 한 번 하나가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어쩌면 나보다도 더 담담한 듯 보였다. 웬만한 것에는 이제 꿈쩍도 하지 않는 아이들. 하나님께서는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기도의 용사로 세우고 계셨던 것이다.
‘그리아니하실찌라도‘의 믿음으로 나가길 소망하며 결단했다. 장소가 어디든지 관계없이 우리는 목숨 걸고 기도하며 나아가겠다는 마음을 모았다.

위로하시는 하나님
학기 초에는 가정방문과 학부모 상담이 시작되었다. 매우 분주한 한 주가 지나고 있었다.
기술실에서 기도하고 나 홀로 사용하고 있는 기록보존실에 올라와 있는데, 노크 소리가 났다. 문을 열고 빼꼼히 들어오시는 분은 3학년 기독학생인 동휘의 어머니였다. 동휘의 어머니는 어린이 선교원을 운영하시는 분인데, 기독학부모회 모임에 빠짐 없이 나오시는 학교를 위해 매우 많이 기도하시는 분이다. 담임 선생님과 만남을 가진 후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나를 생각해서 음식을 쇼핑백에 담아 오신 동휘 어머니를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계속 진행되고 있는 기독교반과 예배실에 관련된 내용을 나누었다. 동휘 어머니는 이야기를 다 들으시고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선생님, 선생님은 정말 귀하신 분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선생님같은 분이 많이 계셔야 되요. 많이 힘드시죠?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우리가 쓰임 받는 거니까 선생님, 힘내셔야 됩니다...”
나는 눈물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을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울음을 애써 참고 있었다. 동휘 어머니는 말씀을 계속하셨다.
“......선생님 많이 힘들고 지치는 것이 있어도요, 우리가 살아도 죽어도 주의 영광을 위해서니까요. 선생님이 키워 놓은 우리 아이들이 선생님을 통해서 예수님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해요, 선생님. 힘내세요.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고 하셨으니까요.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하실 것이 분명해요......”
여기까지 들었을 때 나는 복받치는 울음을 어쩌지 못했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끄억”하는 자맥질이 거듭되더니 “꺼이꺼이” 울음보가 터진 것이다. 동휘 어머니는 “주여, 주여”를 외치고 나는 휴지를 가져다가 입과 코를 틀어막으며 “엉엉” 울었다. 동휘 어머니도 “주여”를 외치며 함께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한동안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울던 나는 이내 마음을 진정하였다.
“동휘 어머니. 참 죄송합니다.”
“아뇨, 선생님. 정말 괜찮습니다. 선생님. 얼마나 힘이 많이 드셨어요.”
“하나님께서 저를 위로해 주시려고 동휘 어머니를 보내주셨군요. 참 감사합니다.”

승리
휴지로 눈물을 닦고 있던 바로 그 때였다. 기록보존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상기된 표정과 와이셔츠 차림의 한 남자는 다름아닌 교장선생님이었다.
“최선생. 걱정하지 마. 그 기술실 종전처럼 예배실로 사용하기로 했어. 다 그렇게 조치했으니까, 하던 대로 다 하라구. 응? 걱정하지 말구. 그리고 기술실에 있는 책상 같은 것은 다 끄집어내서 없앨 거니까.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참고... 알았지?”
교장선생님은 이 말씀을 남기자마자 다시 황급히 되돌아가셨다.
“할렐루야!”
동휘 어머니의 얼굴이 화안하게 밝아졌다.
“그것 보세요, 선생님. 하나님께 영광입니다.”
“어머니를 통해서 위로를 주시더니, 바로 응답을 주시는군요.”
하나님께서는 교장선생님께서 기도하시는 가운데 담대한 마음을 주셨다. 그래서 부장급 이상을 소집해서 다시 예배실 문제를 거론하였고, 그 안에서 단언을 내리신 것이었다.
교장선생님은 담대하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기술실을 예전대로 예배실로 사용하도록 할 겁니다. 가스펠반 아이들이 사용하도록요.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제가 질 겁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어떤 문제도 생겨나지 않을 것입니다. 최선생이 하는 일이 학교의 발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지 않습니까?”
다른 선생님들은 묵묵부답이었다. 기독교반 금지와 예배실을 창고로 만들려는 선생님들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하나님께서 붙잡고 계신 학교, 영훈고등학교에 이제 확고히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예배실이 허락된 것이다. 그러나 사실 무엇을 자랑스러워 하겠는가. 이미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곳인데.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우리의 예배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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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에게 쉬잉없이 기도하게 하시고 ‘그리아니하실찌라도’의 믿음을 주시며
인내하게 하시고 끝까지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또한 믿음의 동역자로 함께 기도로 도와주신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목숨 걸고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샬롬! 영훈고에서 최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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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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