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리 학교 체육대회였습니다.
벌써 일주일 전부터 우리반은 일등하면 선생님이 피자 사준다고 했기 때문에 실장을 중심으로 저희들끼리 뭔가 열심히 준비하더군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오전에 제일 점수 많은 경기인 피구하고 줄다리기 모두 예선탈락 해 버렸지요. 풀 죽은 아이들을 달래면서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고 또 그렇게 하다보면 일등도 할 수도 있다고 위로하면서 저도 속으로는 이제 일등은 물 건너 가고 피자값은 굳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점심 시간 마치고 오후 경기 들어가면서 기도해 달라는 겁니다. 이 녀석들이 가끔씩 제가 조종례시간에 기도도 하고 지난번 야영갈때 비오는 차 안에서 비 안오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목적지에 도착할 때 거짓말처럼 개여버린 하늘을 보며 기도빨(?)이 있는 걸 아는지 선생님이 하나님께 기도하면 들어주신다고 하면서 기도해 달라고 하지 뭡니까?

제가 잠시 고민했지요. 기도해서 괜히 안 이루어지면 하나님 영광만 가리는게 아닌가 싶어서요. 그래도 제가 이제껏 경험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기대어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반이 일등하게 해주세요. 이를 통하여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우리반 아이들에게 나타내 주세요'하고요.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이어지는 행운 경기, 공몰고 뛰기, 장애물 경기에서 계속 1, 2등을 다하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계주에서 우리 반이 역전 승리를 했지요. 마지막 결산 점수. 꼴찌이던 우리반이 2등과 5점차이 315점 1반과 공동 1위. 하지만 계주 우승 팀 우승 원칙에 따라 1등을 했지요.
아이들과 저는 승리의 함성을 질렀습니다.

오늘 체육대회는 하나님께서 이루신 하나의 드라마였습니다.
교실로 돌아와서 마지막 종례할 때 아이들과 함께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지요. 하나님께서 흐뭇해하심이 느껴져서 저의 가슴도 행복으로 벅차 올랐습니다.
여호와 닛시!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는 하나님, 남은 매일의 삶도 하나님 안에서 기적을 상식처럼 경험하며 승리하게 하소서! 그리고 무엇보다 그러한 일들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아이들에게로 흘러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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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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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손혜진

2005.10.14
13:04:17
(*.114.192.21)
와우! 피자값은 많이 들었겠지만, 정말 기쁘셨겠어요. 멋진 선생님! 멋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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