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아침이라 피곤한 탓인지 2교시 수업하다가 녀석들이 떠들어서 화를 버럭내고야 말았다.  순간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가라앉아버렸고 수업은 그야말로 암울하게 진행되고 말았다. 나 혼자 교실 벽을 보면서 수업을 했다.  7교시 여학생반에 수업들어갔더니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생떼를 부리는 녀석들 땜에 진땀을 흘렸다. 만우절날 다른 반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사주었으면서 자신들은 왜 안사주냐는 것이었다. 녀석들에게 한마디했다. 매점아주머니가 도끼눈을 하고 외상값을 받으려고 나를 수소문하고 있다고. 도대체 3학년 한연옥쌤은 누구길래 외상값 10만원(만우절날 아이스크림 3개반에 돌렸다 흑흑)을 안 갚냐고 지금도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다. 다행히 나를 여선생님으로 알고 있어 조금 시간을 번 듯하다. 그러나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돈벌기는 애시당초 힘든 것 같다. 돈이 이렇게 여기저기 술술 새나가니 말이다.

보충수업때 국어선생님이 지나가다가 이렇게 말했다. 쌤반 아이들 12명밖에 안남았던데요 무슨 조치를 취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말을 듣고 있자니 매를 들어 때리라는 강한 압박감이 몰려왔다. 그렇지만 올초부터 녀석들이 나의 매를 훔쳐가서 숨겨버렸는지 버렸는지 현재 매가 없다. 없어서 못 때리고 있는 것이다.  야밤에 산에 올라가서 하나 꺽어오든지 해야 하는데. 한편으로 우리학교 모선생님이 열이 받아서 애를 때리다가 주변아이들이 경찰서에 신고하는 바람에 지금 도서관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기독교사로서 때려서는 안될 것 같다. 기도해보면 주께서는 언제나 '기다려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기다려보자. 기다려보자 어금니를 꽉깨물고 기다리자 하면서, 속으로 주님만 아니었으면 너그들은 벌써 내 한테 죽은 목숨이다라고 벼르고 있다.  3월 참 정신없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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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5
20:46:25 (59.25.21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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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전형일

2010.04.14
22:05:17
(*.178.115.219)

선생님 모습을 상상하며..웃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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