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방문

조정옥
엊그제 학부모가 찾아오셨다.
옆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이기도 하다.
음료수와 기관지에 좋다는 도라지가루와 꿀을 가지고 오셨다.
이 학교는 몇 년 전부터 학부모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선물도 받지 않는 내규가 있었다.
우리 1학년에서도 이 규칙을 따르기로 하여 3월 편지에도 알려드렸다.
정성은 고맙게 받겠지만 다른 어떠한 선물은 받을 수 없다며 돌려보냈는데 교장실에 맡겨두고 가신 것을 오늘 알았다.
교장선생님께서도 어찌 할 수 없어 받아 놓기는 했다고 말씀하셨다.
그 어머니께서 이런 일에 대해 "기뻐면서도 서운하다"는 심정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음료수는 행정실 손님접대용으로 사용하고 다른 것은 편지 한 장 써서 학생편에 돌려 보냈다.
다른 반과 학년에서는 화환과 떡도 돌려보냈다.
안동여고에서는 자연스럽게 학부모들이 대접한 음료수와 떡 과일등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분위기를 가진 적이 많았다.
이 학교의 이런 분위기들을 만들어 가기 위해 여러 선생님들의 노고가 있었을 것이다.
너무 정이 없어 보이기도 하겠지만, 학생들 앞에 당당하게 서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의지가 존경스럽게 생각되었다.



211.107.150.160 도종원: 어떠한 형태의 선물도 받지 않으려는 학교의 전체적인 모습이 아름답네요. 여기에 이르게 되기까지 참 오해도 많았겠군요.전 교직에 근무하지 않아서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지만 학부모로써 참 평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군요. 선생님께 찾아 뵐려면 빈손이라고 하는 것은 참 어색하게 만들거든요. 이젠 이런것도 떨쳐버려야 겠다고 여깁니다. -[03/14-00:01]-
조회 수 :
552
등록일 :
2003.03.12
11:49:59 (118.219.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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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 방문 조정옥 552     200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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