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 수술

조정옥
내가 아니고 우리반 민중이가 지난 주 맹장수술로 결석을 했다.
문병을 갔더니 할머니가 계셨다. 민중이는 가스가 나와 조금 전부터 죽을 먹기 시작한다고 했다.
조금 전 반 친구들이 9명이 몰려 왔단다.
할머니가 주시는 음료수를 마시고, 머뭇거리더니 돈을 갹출해서 과자를 몇봉지 사왔단다.
민중이가 못먹는다고 하니 자기들끼리 싸우듯이 후다닥 먹어치우고 병실에 있던 과자까지 다 먹고 갔단다.
할머니께서 " 민중아, 너도 저렇게 하냐?" 라고 물었더니 웃더란다.
아무리 철없는 아이들이라도 친구를 위해 하나 정도 남겨두고 먹을줄 알았는데 그들의 행동이 너무 야속하게 느껴졌다고 하셨다.
다음 날 학교가서 이 이야기를 하며 나무랐더니, 그 다음날 문병간 친구들은 바나나와 딸기우유 를 사가지고 갔는데 민중이가 바나나 두개를 먹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또 그다음 날 성식이와 주석이가 문병을 갔더니 퇴원하고 없더란다.
민중이가 일주일이 지나고 월요일날 학교에 나왔다. 병원에 있었던 소감을 말하라고 했더니 배가 고파 간장까지 마셔먹었단다. 이틀지나고 나니 학교오고 싶어 안달이 났단다. 모둠일기에 그 긴 여정을 써오겠단다.
반 친구 반 정도가 문병을 다녀왔다. 아이들의 우정이 참 아름답다.
조회 수 :
534
등록일 :
2003.06.24
23:01:41 (220.122.56.46)
엮인글 :
http://www.tcf.or.kr/xe/diary4/109403/f4b/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9403

'1' 댓글

전형일

2002.11.30
00:00:00
(*.219.21.90)


한동안 글이 뜸하시다가 맹장수술이라는 제목이 올라와서 깜짝 놀랐어요!! -[06/25-17:22]
-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옵션 :
: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5 날라간 교단일기 강영희 2003-09-20 673
64 이소라 [2] 윤선하 2003-09-16 614
63 의인의 열매는 생명나무라... 김덕기 2003-09-16 526
62 청소시간 [1] 손혜진 2003-09-05 584
61 Re..청소는 아무나 하나 [4] 박은철 2003-09-15 510
60 청소 구역표를 세분화 시킨답니다. [2] 장현건 2003-09-11 587
59 대학의 관문을 앞두고... [2] 안준길 2003-09-03 516
58 Re..넌 정말 뭐가 되고 싶니? [1] 김덕기 2003-09-09 464
57 오랜만이네요..^^ [2] 이정경 2003-09-02 575
56 9월 교단일기 시작되다? 김덕기 2003-09-01 508
55 어렵게 글을 올려봅니다. [7] 모초등교직원 2003-08-28 592
54 7월 통신 [1] file 조정옥 2003-08-09 499
53 교실을 시원하게 [3] 조정옥 2003-06-24 631
» 맹장 수술 [1] 조정옥 2003-06-24 534
51 야영 취소 [2] 조정옥 2003-06-24 430
50 달밤 시쓰기 대회 [2] 조정옥 2003-06-15 574
49 축구 준결승 조정옥 2003-06-15 437
48 이 달의 아름다운 친구 [1] 조정옥 2003-06-04 474
47 선풍기 청소 조정옥 2003-06-04 452
46 6월 학부모 통신 file 조정옥 2003-06-04 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