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 어머니가 기어이 햄버그를 보내셨다.
기쁜 마음으로 하는 거라시며...
이해는 된다, 다른 반 애들도 그렇게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안하시겠지...
종례시간에 유미가 종이가방에 던 햄버거를 건냈다. 받았다.
교탁위에 놓고 보니 초라해보였다. 그것은 마치 나 자신의 모습인양...
또 내가 학급임원이 못 쏘게 했는데 내가 그걸 받아 먹으면 체면이 서지않았다. 안그래도 다른 반에서 쏜 햄버그를 한꺼번에 두개나 먹은 것이 소문나는 바램에 애들이 기어이 햄버그를 먹어야 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으니......
화가 나서 두개 먹었던 건데....

오늘 내가 화가난 것은 7반에서 수업하는데 수업태도가 너무 건방졌다. 앞 시간에도 경훈이가 까불어서 혼을 냈었는데...그 이후 같이 농구도 하고 해서 친해진 것같은데 이번에는 반장의 태도와 목소리가 너무나 거슬렸다.
또 한 건은 우리반 m이 청소를 하고 있지 않길래, 청소를 하라고 했는데, "어제 했는데요."라며 청소를 하지않는다. 종례시간에 쓰레기를 버리라고 했는데....
아이들에게는 '부드럽지만 약하지않은' 나의 태도가 약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
민승이 생일이었다. 생일축하노래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를 불러주려고 했으나 아이들이 모른다고 해서 그냥 생일축하노래를 불렀다. 혼자서 끝까지 부를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교무실로 데리고 와서 사탕 두개를 주었다. 다음에는 나혼자라도 그 노래를 불러야 겠다.
힘이 쭈~욱 빠지는 하루였다.


* 전형일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03-22 21:32)
조회 수 :
800
등록일 :
2005.03.21
20:58:38 (211.213.226.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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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민상욱

2005.03.22
11:38:12
(*.57.222.233)
남식아, 넌 식어빠진 햄버거가 아니란 걸 알제.
굳이 널 그렇게 비교하려고 하지는 마라.
부드럽지만 약하지 않는 남식이라는 나는 안다. ^^

문말희

2005.03.22
14:31:30
(*.90.208.149)
임원이 되었다고 해서 내는 음식은.. 여러분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나요? 학급을 위해 1년 동안 봉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임원을 도와주는 것도 일원으로서 당연한 태도인 것 같구요. 임원이 되었다고 해서 음식을 돌리고 난 후 직무태만적인 태도도 보았습니다. 정.. 친구들이 원하고 자기도 돌리고 싶다면 초코파이와 요구르트로 하세요. - 그 다음날 부반장이 죄송하다며 찾아왔습니다. "어머니께서 모르고 주문해 버리셔서.. 너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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