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반을 맡아서 그 아이들과 생활을 해 온지도 거의 1년이 됩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학기초부터 계속 기도해 왔던 일, 기독교사 모임의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 가정방문 했던 일, 아이들의 깜짝 생일 파티를 받은 일, 아이들과 개인별 노트 나눈 일, 이 모든 일은 제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인천과 서울은 장장 4시간의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이 아이들 보는 기쁨에 '이 예쁜 아이들을 어떻게 올려 보내야 하나..' 하는 마음에 서운해 했었죠.
그런데.....
지난 달부터 우리반의 규칙을 새로 정해서 지각할 때마다 500원씩 걷기로 했습니다. (사실, 요즘 학급회의 시간이 없어져서, 제가 정했는데 그건 좋지 않은 방법이었지요.) 여하튼, 그렇게 2주간 정도를 아무말 없이 잘 내는 우리반이었습니다. 속으로는 놀라면서도, '역시 우리반이야.'하며 예뻐하고 있었지요.
시험기간이 되서, 오래간만에 학급카페를 들어가봤습니다. 거의 들어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 안에 무기명으로 선생님에게 쓰는 란이 있었어요. 돈 걷기 전까지는 별 다른 말이 없었는데, 11월 말에 한 아이가 글을 예의를 갖추어서 올렸는데, 그 다음부터는 엄척나게 말이 심해지더라구요. 보는 제게, 아주 큰 상처를 남길 만큼....
기본적인 욕은 보통이고,
비인격적인 말과 모욕까지...
때로 제가 흘린 눈물까지 사정없이 욕하는 것을 보고서는
정말 회의가 느껴졌습니다.'1년동안 가르쳐왔던 것이 아무 소용없는 일인가? 정한 잘 못한 교육인가?'

1주일 가량이 지났지만,
이젠 제게 그들에 대해 웃고 이야기할 힘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웃으면서 감당했던 4시간의 통근시간도 힘들게만 느껴지고,
겉으로 웃고 있는 그 아이들을 보면서 불신하게 되고,
아침마다 들어가는 30분의 자습시간도 힘들고...

너무 많은 것을 쏟아부었기에
상대적으로 더 심하게 느끼는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거의 1주일이 되어가는 데도 회복되지가 않네요.

사실, 이런 일은 교사생활하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겠죠?
제겐 왜이리 잊기 힘든 일일까요?
아이들 보기는 왜 이리 힘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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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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