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Subject
자꾸 눈물이 나네요.


1, 2교시가 교담시간이라 아이들 없는 교실에서 기도 부탁하러 들어와 글을 쓰려하니 자꾸 눈물이 나네요.

아침에 하림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일 때문에 직접 인사드리지 못하는 것을 무척 죄송스러워하며 하림이가 월요일부터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다며...
한 달전에 전화를 이야기 나누었기에 알고 있었지만 전화를 끊고 교무실 책상에 있는 [좋은 교사]를 집어 드는데 눈이 얼씬해졌습니다.

2층에 있는 교실로 걸러올라오며 하림이름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불교 집안인 하림이가 아침 자습으로 [말씀과 함께]를 하며 묵상공책에 쓰는 글들 속의 변화를 보며 ... 복음을 전하며 영접하는 것을 위해 기도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진지하게 복음을 전하며 영접하는 것에 대해선 하지 않않았습니다.

영어 수업을 하러 교실을 나서는 하림이를 불렀습니다.
제 책상 옆 의장에 앉았는데 제가
"하림아! 전학간다며" 제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림이 눈에 눈물이 맺혀 오더군요.
"이 녀석아! 왜 울어?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 "
"어디로 가니?"
".... "
대답없이 눈물만 흘리는 하림이를 보니저도 감추었던 눈물이 맺혀 오데요. 안경을 벗고 눈을 닦는척 하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엄마, 아빠도 마음이 많이 속상하실 거야. 딸이 그렇게 남고 싶어하는데 먹고 사는 것때문에 다른 곳으로 전학 보내야 하시니까. 하림이도 알지!"
"하림아! 사실 선생님도 아침에 전화 받고 나니 마음에 그랬단다... 하림이 내일까지 이 동네에 있니?"
"아니요."
"그럼 오늘까지?" 그럼 오늘 언제까지?"
"오늘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럼, 학교 끝나고 디모데 친구들이랑 선생님이랑 같이 가자. 한 시간정도. 선생님이 하림이랑 얘기 나누고 싶은 것도 있고 .집에는 선생님이 차로 데려다 줄께."
"네..."
"그래 수업 받으러 가라."

하림이에게 전학 가서 선생님 보러 오라고, 하림이도 그러겠다고 했지만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대하고 싶습니다. 오늘 디모데 성경 공부 때 하림이에게 복음을 전하며 영접을 권할까 합니다. 영접하진 못한다 할찌라도 디모데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기도를 받고 보낼 생각입니다.
오늘 1시부터 3시 반까지 모임인데 기도해 주세요.

그 아이에 대해서 말씀 드리자면...
1학기 동안 아침자습으로 [말씀과 함께]의 잠언, 시편, 에스더, 창세기, 요한복음 교재로 매일 말씀을 매우 묵상 공책을 착실히 썼던 아이입니다. 복음에 대해선 열려 있습니다. 묵상 공책에 예수님을 믿고 싶다며 기도도 쓰고, 하나님께 대화하듯 자기 생각, 마음도 쓰고... 다만 한 번 묵상 공책에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서 영접에 관한 몇 가지 확인에 관한 질문을 써 주고 0 X 로 답해 보라했더니 자기가 잘 못 경솔히 믿는다고 한 것 같다며 죄송하다며 빈 칸으로 남겼었습니다. 그 아이를 보며 모든 것을 주님께서 예비해 주셨는데 때를 기다린다 하면서 제가 게으르고 무심했습니다.
오늘 그 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눈물...
저 그렇게 눈물 많은 놈이 아닌데...
작년에 무척 힘겨운 일 때문에 전화로 울며 기도 부탁하는 절 보며 나중에 저희 누나가 그러더군요. "우리 동생이 그렇게 눈물 많은 아이인지 몰랐어."
주님 은혜인가 봅니다.
기도할적 울어본 적 없는 제가 작년부터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마음 갖게 됐으니... 그리고 아이들을 대하며, 남의 아픔과 힘겨움을 대하며 여인네의 마음 같아지곤 하니...

대학 시절 바울 닮기를 원했고, 교단에선 주 앞엔 여리고 여린, 그러나 세상엔 단호하고 담대한 다윗의 심령 갖게 하여 달라고, 다윗과 같은 자 되길 사모했는데... 사모함의 반은 응답해 주심을 보아 가는듯 싶네요. 이렇게 여릴 수 있음을, 예전 같으면 담담히 지나갔을 것을 사춘기 소녀와 같은 마음으로 반응하는 나 자신을 보며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세상이 어찌 보든 좋습니다. 남이 나를 어찌 이해하든 좋습니다.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셨던 주님, 아픈 자를 일으켜 세우셨던 주님, 자신을 세번 부인한 베드로를 책하지시 않으며 변함없이 사랑하셨던 주님, 그러나 성전에서 채찍을 휘둘며, 판을 엎으시고 격노하셨던 주님...
그 주님 닮아가길 원합니다.
희미해져 가던 그 기도의 기억, 그 사모함의 기억을 오늘 하림이를 통해 다시 기억케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와 하림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의 삶 속에 드리워지는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합니다.

넘 길었네요. 기도 부탁만 띄운 다는 것이...
조회 수 :
1313
추천 수 :
721 / 0
등록일 :
2001.11.24
10:56:17 (*.185.161.253)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00109/009/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0010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
198 환영합니다..서울모임은... 614     2001-11-30
안녕하세요 서울TCF의 이현래입니다 수련회 오시는 것 대환영합니다 그리고 모임에도 미리 나오시면 더 좋은 만남과 준비가 되겠지요 서울지역은 IVF총무를 하셨던 박영덕목사님 교회에서 모입니다 2호선 교대역 1번출구로 나오셔서 100m 앞의 서울은행 건물을...  
197 Re..겨울 수련회 492     2001-11-29
안녕하세요? 저는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있는 전형일이라고 합니다. 전북 TCF를 섬기고 있고 전북대 ivf 학사이기도 하지요. 수련회를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 건 정말 귀한 일입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수련회에 오십시오. 지금 계신 곳이 어디신지 알려 주시면 ...  
196 Re..겨울 수련회 [2] 688     2001-11-29
저는 지금 서울 방화중학교에 있습니다. 작년에 합격은 했지만, 올해 발령이 나서 새내기 교사입니다. TCF 가 있는 것도 훨씬 오래전에 알았지만 활동을 못했네요. 올해 여러가지 힘든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수련회 가서 많이 해결하고 왔으면 좋겠네요. 사실...  
195 Re..함께 가요 633     2001-11-30
반갑습니다 선생님 저랑 한 동네시네요. 저는 강서구청사거리 경복여상에서 근무하거든요 매주 화요일 칼퇴근하고 교대역 주은혜교회에서 tcf모임 참여하고 있어요 근데 함께 가시는 선생님께서 최근 똥차를 한대 구하셨거든요 주님의 은혜죠 ^ ^ 저랑 함께 가...  
194 Re..감사합니다. [1] 459     2001-11-30
참 고마운 말씀입니다. 경복여상이라니 또 반갑네요. 저번 수능감독을 거기서 했거든요. 그럼 일단 다음주에 가보려고 하는데 신세 좀 지겠습니다. 월요일쯤 연락드릴께요.  
193 "다들 울고 있습니다." 뒷 이야기 540     2001-11-29
저희 반 아이도 어제 전학을 갔습니다. 천주교인 아이였는데... 저를 참 잘 따르던 아이였습니다. 저도 이제 이슬이를 위해서 기도해야겠습니다. 어디서든 하나님의 복음을 듣고, 기도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말입니다. 선생님의 기도가 이미 응답되었음을 믿습...  
192 아빠가 차린 밥상 784     2001-11-29
지난 월요일 서울에서 아버지께서 내려오셨습니다. 쓸데없이..늘 저녁에 뭔가 일이 있는 저는^^; 아버지가 오셨어도 제대로 식사도 못 챙겨드렸습니다. 특별히 이번주는 연 4일 정도 제 생활 리듬이 파괴되는 일이 많았기에 (유쾌한 일탈..*^^*) 피로가 누적이...  
191 (Sample)'좋은 교사' 저널로 학급활동하기... file 901     2001-11-27
 
190 다들 울고 있습니다. 579     2001-11-24
Name 나희철 Subject 다들 울고 있습니다. 청소를 끝내고... 반 아이들과 함께 하림이에게 축복송을 불러주었습니다. "애들아, 하림이 위해서 축복송 불러주자. 수화로 하지 말고 그냥 하림이 향해 손 펼치고 " "애들아, 울지 말고 잘 불러야지. 너희가 축복송...  
» 자꾸 눈물이 나네요. o 1313 721   2001-11-24
Name Subject 자꾸 눈물이 나네요. 1, 2교시가 교담시간이라 아이들 없는 교실에서 기도 부탁하러 들어와 글을 쓰려하니 자꾸 눈물이 나네요. 아침에 하림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일 때문에 직접 인사드리지 못하는 것을 무척 죄송스러워하며 하림이...  
188 약속의 땅 앞에서 죽어야 했던 모세... 597     2001-11-23
전에 무슨 말씀을 보며 무엇을 묵상했던가를 보곤 하는데 같이 나누면 좋을 것 같아서... 전에 말씀 묵상을 하며 종종 일기에 정리했던 것을 "큐티나눔"란에 연재?할까 합니다. 요샌 일기를 쓰지 않기에 근래 묵상한 것을 잘 정리한 게 없어서 당분간은 오래전...  
187 내등에 짐이.. [1] 557     2001-11-23
내 등의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며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의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186 아내에게 사과하기. 646     2001-11-23
겨울철이 되면 나는 몸이 여름철만 못함을 느낍니다.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았음에도 11월 중순에 들어오니 몸에 신호가 왔습니다. 그래서 두번이나 병원에 갔습니다. 심한 시기는 간신히 넘기고 이제는 다 낫지는 않았으되 소강 상태를 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185 Re..아내에게 사과하기. 603     2001-11-25
선생님 멋지세요. 한 동안 저도 tcf에 많이 나가지 못했었는 데, 선생님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저 아직 여름 수련회 때 사진값을 못드렸어요. 사진이 굉장히 늦게 도착했는 데, 아니면 학교 교무실에서 몇 주씩 묶었다가 제게 왔는지도 모르지요. 선생님을 ...  
184 Re..선생님....멋지십니다. 565     2001-11-24
선생님....... 정말 멋지십니다.  
183 어제 이후 오늘.. [1] 531     2001-11-23
타는 듯한 마음으로 인해서 어제는 입 안에 쓴 물이 가득했었습니다. 황폐한 교육.. 이라는 말.. 찬양 가사의 한 부분으로만 인식했었습니다. 흔들리는 아이들 무너진 교육.. 너무 익숙한 표현이어서.. 절실하게 기도하지 못했었고 내가 그정도로만 인식했기 ...  
182 항상 감사하기 [3] 653     2001-11-22
제가 쓴 글은 아니구요.... 시가 너무 좋아 옮겨 봅니다. ------------------------------------------------------- -------------------------------------------------------  
181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1] 675     2001-11-22
tem21 실명제 때문에 실명으로 쓰려 하니 쑥쓰럽네요... 오늘 아침도 어제처럼... 안개 가득 낀 운동장에서 점점 가까이 들려오는 " 타닥 타닥 타닥... " 뛰어오는 아이들 발자국 소리에 교무실에 들어서려다 뒤돌아 보고 웃었답니다. 우리 디모데들이 8시 10...  
180 Re..반가와요. 621     2001-11-22
이렇게 종종 글 올려주시니 감사하네요. 나희철선생님 맞지요? tcf를 기억하는 선생님의 마음으로 인해 기쁩니다. ...겨울 수련회도 기도해보는 것이 어떨지요? 그리고 기도방에 가서 춘천 제목 보고 기도해 주세요. 강건하길,그리고 학급 아이들과의 생생한 ...  
179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3] 657     2001-11-22
오늘 저희 6학년 교실이 술렁거렸습니다. 어제 근처 중학생들이 와서 저희학교 6학년 여자 아이들 중 5명 (확인된 아이들만 )을 때렸습니다. 중학교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약 7명 몰려 왔던것은 봤었는데 저는 그냥 작년에 6학년들이 눈이 띄길래. '아.. 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