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밤...

강정훈
달력을 보니 오늘 하루도 일정이 빠듯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아침에 교육청에서 와서 강의가 있어 마이크 준비하고
2교시 3교시 수업하고
12시부터 1시까지는 다음주 토요일날 할 비평문 공모전 지도교사 소감문을 써야하고.
끝이 나면 서울로 결혼식장 가야하고
저녁에는 모임 선생님 아기 돌이 있어 갔다가
일찍 나와서 작년 우리반 학생(경구)이 교회에서 문학의 밤 하는 데
꽃이라도 몇 송이 사서 거기에 갈 계획입니다.(안오면 삐진다나...)

경구는 작년 초에 결석도 잦고 거짓말도 잘 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참 동안 많이 속기도 했죠..
아버지 어머니도 안계시고 할머니 밑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아인데
동생도 초등학생인데도 벌써 학교에 나가지 않아
할머니께서 많이 걱정을 하셨죠.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친구들 덕에 많이 좋아진 아이였습니다.
2학기 들어 많이 좋아진 모습에 할머니께서 오시면
선생님 덕이라고 참 고마와 하십니다.
난 아무것도 한 것도 없는데....
이 아이가 얼마 전에 고등학교를 지원하고 나서
걱정된다면서 하나님께 기도해달라고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작년 일 년 아이들을 만나면서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했다가 거부 당하고
편지나 메일을 쓸 때 항상 하나님 이야기를 조금씩 넣었었는데
그런 일들이 조그맣게 열매가 드러나는 모습에 너무 기뻤습니다.
더구나 경구가 지금은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있고 이번에 문학의 밤에서
찬양을 한다고 꼭 와야 된다고 몇 번이나 메일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몇 일 전에는 상고에 합격하는 것까지 허락하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주말입니다.
아직 낙엽이 나뭇가지에 쓸쓸히 남아 있는 것이
가을을 즐기지 못한 이들을 향한 배려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말 잘 지내시고 풍성한 기쁨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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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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