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독이나 복도 감독이라서 교무실에 잠시 들어와 글을 올립니다...

1교시의 일인데 10분 전 쯤 어느 반에서 답안지가 모자란다고 해서 갖다 주고 오다 보니 한 수험생이 혼자서 화장실에 다녀오고 있었습니다.

수험생인지 감독 교사인지를 확인했습니다. 수험생이었습니다...화장실도 혼자서 가서는 안되는데 어느 감독 교사가 이렇게 혼자 화장실을 보냈지? 하고 있는데 더욱 가관인 것은 선생님이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며 건물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되는가?...하고 있는데 나가서는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이 것까지는 그냥 봐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수험생을 데리고 어느 고사장인지 물어서 데리고 가서는

'수험생을 미리 내보시면 안된다'며 들여 보냈습니다.

그리고 본부에 와서 이러한 사실을 알리기까지 했습니다.


2교시가 시작됐는데 한 수험생이 복도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니까 자기가 시험치던 고사장을 찾지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수험 번호가 어떻게 되지?'

물어보니까 딱하게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자기 신분증 이외에는 가지고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종료 종이 나서 모든 것을 그 자리에 놔두고서 그냥 교실을 나왔다고 했습니다.

뭐 기억나는 것이 없느냐고 물어봐도 교실을 찾을 수 있는 단서 하나 없으니 어찌 교실을 찾아가겠습니까? 대략적인 수험 번호조차도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전들 어떻게 하겠습니까?...고사 본부로 데리고 갈 수 밖에요.

그러나 고사 본부에서도 아무 것도 기억 못하고 있고 수험 번호조차도 교실에 그냥 두고 나온 학생에게 도움을 줄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답답해하고 있는데 그 수험생이 대략 200번대에서 400번대인 것 같다고 해서 8고사장에서 14고사장까지 염두에 두고 교실마다 다니다가 12고사실에서 겨우 자기 교실인 것을 기억해냈으므로 겨우 들여 보냈습니다.

긴장 결과 생긴 해픈닝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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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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