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읽고 있는 참스키의 이야기입니다. 충분히 생각해볼만한 것 같아서 올립니다.

" 미국은 부유한 나라들 중에서 어린아이들이 최악으로 열등한 환경에 빠져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임금 하락이다. 지난 몇 해동안 특히 레이건과 대처 시대에는 소수를 부자로 만들고 다수를 빈곤하게 만드는 국가 기업정책이 획책되었고, 의도한대로 성공을 거두었다. 다시 말하면 국민은 살아남기 위해서 더 오랜 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다수의 부모들은 주당 50시간을 죽도록 일했지만 겨우 필수품이나 구입할 정도의 수입을 거두어들일 뿐이다....
또 하나의 요인은 불안정한 직장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 칭하며 학문적 관점에서 더없이 좋은 것처럼 말한다....유연성은 더나은 대우로 초과시간을 일한다는 뜻과 동시에 내일이라도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계약도 없고 권리도 없는 것, 그것을 유연성이라 주장한다. 시장의 경직성을 철폐해야 하는 이유를 경제학자들은 멋들어지게 설명한다. 부모 모두가 초과시간을 일하고 대다수 노동자의 임금이 하락할 때, 그 결과를 예측하기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영미권 사회에서 지난 20년 동안 부모가 자녀와 함께 지내는 실제 시간은 특히, 최근 들어 급격히 하락하는 그래프를 보여준다. 1주일에 겨우 10-20시간이다.... 열쇠를 목에 걸고 다니는 아이들이 혼자서 무엇을 하겠는가? 결국 마약중독을 비롯한 아동 폭력범죄가 늘어날 것이다...."
(참스키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에서)

참스키의 주장은 계속되는데 이런 문제를 두고도 기업들의 지원을 받는 고급두뇌들은 학력이 떨어지는 아동들과 범죄 아동들에게는 공부를 못하게 하고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유전인자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정이 무너졌는데 무슨 공부가 되겠습니까? 얼마전 언론에서도 보고 되었듯이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고급 관료들과 부유한 전문직 부모 밑에서 자란 학생들이었다고 합니다. 부와 지식이 세습되는 사회로 가는 것이죠.

지금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결국 교육시장의 유연성 확보로 갈 것입니다. 그리고 교사들의 계약제를 강제해 낼 것이고요. 미 NBA농구를 생각하면 됩니다. 단 한 명의 마이클 조던이 다른 모든 농구선수들의 임금을 맞먹는 수입을 얻었던 것처럼, 우리의 자랑스런 박찬호의 연봉이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과 비슷한 것처럼 몇 명의 뛰어난 교사와 대다수의 무능한 교사 (그 기준이 모호하지만)로 나뉘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무능한 교사들은 퇴근 시간을 포기하고 가정을 멀리하며 일해야만 겨우 겨우 내년에도 학교에서 일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지금의 일반 기업의 직장인들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노동운동이며 임금투쟁, 권리 주장등은 존재할 수 없는 살벌한 환경으로 변해 가는 것이지요.

어제 전교조의 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물과 공기와 땅은 인간이 소유할 기본권입니다. 거기에 교육도 들어가죠. 사람은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7차 교육과정을 비롯한 자립형 사립고 등의 교육정책은 그런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빼앗가는 것입니다. 더 이상 공교육을 정부가 책임지지 않고 시장에 맡김으로써 능력있는 사람들은 좋은 환경에서 그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은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무능한 교사들이 모인 저급한 학교에서 저질의 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죠. "

오늘 아침 큐티에 기브온 거민들의 눈물을 씻어주는 다윗을 만났습니다. 유대 사회에서 종노릇하면 살아가는 약자인 기브아 사람들을 사울왕이 학살을 합니다. 그 일 때문에 하나님이 유대땅에 기근을 내리셨는데 그 억울한 죽음을 다윗이 풀어주니 기근이 사라졌다는 내용입니다.
이 나라에 기브온 거민들과 같은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저는 지금의 변화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근이 바로 경제적인 어려움(하나님의 심판)이라면 우리 사회가 경제적, 정치적 약자를 보호해줄 힘과 제도를 구비하지 못한다면 도리어 그것이 경제적인 궁핍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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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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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기쁜일, 슬픈일, 다행한 일... 1619     2001-10-12
오늘 아침에 한 아이가 슬픈 표정으로 제게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 오늘 제 일기 내용이 슬플거예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무슨 일인지 알겠더라구요 '무성아 햄스터에게 안 좋은 일이 있는 거구나! 죽었니?" " ...........예........" 또 다른 아이가 제게...  
17 Re..이전에 올린 글은 어디로 갔는지? 15422     2001-10-12
게시판 위쪽을 보면 "바로가기"라고 보이실 겁니다. 거기를 클릭해 보세요! "구게시판"이 나올 겁니다. 기존의 글들은 거기에 모두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전형일  
16 이전에 올린 글은 어디로 갔는지? 3567     2001-10-11
그런데 이전에 올린 글들은 어디로 갔습니까? 버린 것은 아니겠지요? 나중에 올릴 것인지, 아니면 어디에 가면 이전의 글을 볼 수 있는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김대영  
15 Re..성과급,계약제,신자유주의교육정책에 대한 소고 2068     2001-10-11
그러한 걱정이 어제 비내리는 가운데서도 종묘 공원에서 열렸던 교육 주체 결의 대회로 제 발걸음을 이끌었습니다. 비 내리는 가운데서 운집한 교사 노동자들 속에 섞여서 앉아 구호를 외치고 노동가를 부르고 격려사를 들으며 저도 선생님 같은 생각을 했습니...  
14 Re..공감하며... 1914     2001-10-11
저도 선생님과 같은 생각을 하며 요즘 더욱더 이 가난한 동네의 우리학교 아이들이 애처로운 요즈음이랍니다. 작년인가 신문의 한 칼럼이 생각나네요. 부유층의 자녀들이 서울대를 가는 추세이고 그러다보니 기자로 지원하는 사람들도 부유층출신이라 사회의 ...  
13 이런 詩도 감상해 보시겠어요?^^ [1] 1997     2001-10-10
지금 각 초등학교에서는 가을을 맞이하여 예술제를 여느라 분주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저희 학교도 그렇습니다. 오늘 체험학습으로 수영장을 다녀오고 바로 모여서 지난주에 실시했던 운문,산문부 심사가 있었습니다. 8명의 선생님들이 모여 각 파트별로 심...  
» 성과급,계약제,신자유주의교육정책에 대한 소고 김정태 1915 1   2001-10-10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참스키의 이야기입니다. 충분히 생각해볼만한 것 같아서 올립니다. " 미국은 부유한 나라들 중에서 어린아이들이 최악으로 열등한 환경에 빠져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임금 하락이다. 지난 몇 해동안 특히 ...  
11 교회의 문제..그리고 우리의 문제들...(트로이 목마효과) 2495     2001-10-10
교회의 문제..그리고 우리의 문제들...(트로이 목마효과) 어렸을 적 트로이의 목마라는 고대사의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세계의 패권을 노리는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에서 그리스가 난공불락의 요새인 트로이를 무력으로 점령할 수 없자 성문으로는 들어갈 수 ...  
10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2816     2001-10-10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함으로 내가 당신을 사랑한 것을 아십니까? 차갑던 물이 얼음을 녹이고 어느새 녹고 녹아 푸르렀습니다. 웃음이 아지랑이로 피어오르고 마음이 터지듯 열려버려 내가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부끄러움과 쑥스러움의 고...  
9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2990     2001-10-10
좋은 장소 섭외를 위하여 수고하시는 김덕기 선생님을 비롯한 연합 대표 선생님들에게 하나님의 축복하심과 일처리의 지혜로우심을 더하시게 기도합니다. 장소 문제가 계속 난항을 겪고 있는데 더욱 많은 기도가 있어야됨을 절실히 느낍니다. 하나님의 때에 적...  
8 감사드리며... 3045     2001-10-10
방금 선생님께서 보내신 메일 답장 확인하고 이곳에 글 올립니다. 가금씩 일상의 삶에서 자존심을 내세우며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그런 모습일때 하나님안에서 저보다 더 수고하시는 분들로 인해 부끄러울때가 있습니다. 좋은 교사운동의 최전선에서 수...  
7 주의 도우심으로 은혜를 입었습니다.(K대 방문건 보고) 2937     2001-10-10
경북대학교 방문 때는 기도 덕분에 여러 대학 관계자들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저는 근무지 학교가 있는 서편(전라도 방향)에서, 이용세 강도사님은 북동편(서울, 부산 등지)에서 대학을 찾아가면서 전국에서 오기에 교통은 참 괜찮은 입지조건이라 여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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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토) 리더 모임 및 겨울 수련회 장소 약도가 리더모임 방에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아래는 설명만 싣습니다.) -------------------------------------------------------------- 서울이나 대구등지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오실 때 편리하도록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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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영화 '행복한 11월(스위트 노우벰버)' 3600     200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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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 '행복한 11월(스위트 노우벰버)' 3586     2001-10-10
광고업에 종사하는 넬슨은 일벌레라고 해도 좋을만큼 일이 그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런 사람을 일을 중요시하고 일을 더 잘하게 하기 위해서, 요즘 우리 교직 사회에 쓸데 없는 파문까지 불러온 차등 성과급의 본고장...  
1 게시판을 새로 단장합니다. 7343     2001-10-10
자유게시판을 새롭게 단장합니다. 이전의 글들도 모두 구게시판으로 링크되어 있습니다. 새롭게 기능이 향상된 게시판을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관리자 전형일 김대영: tcf 홈이 나날이 발전하는군요. 전형일선생님은 마술사 같습니다. 저는 제 홈을 손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