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와 한사람 - 나의 선택은?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무엇을 먹을지, 어디로 가야할지, 어떤 행동을 하며 어떻게 반응할지, 크고 작은 선택들이 누적되어 그 사람을 만든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선택의 여지는 있다. 내가 그 사람에게 호의적으로 다가가거나 아니면 형식적이거나 적대적으로 다가갈지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에 대한 나의 반응도 대개의 경우 선택할 수 있다. 한 사건에 대한 양면성 속에서 나의 섭섭함이나 부당함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반응할 수도 있고, 아니면 수용적인 태도로 나의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거나 부족함을 인정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나는 과거의 많은 선택들이 작용한 결과이며, 순간순간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미래의 나를 형성하게 된다.

 

민수기 25장에는 대조되는 두 사람이 등장한다. 이스라엘이 싯딤에 머물던 중에 모압 여자들과 음행하며 그들의 신들에게 제사하므로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였다. 백성들이 전염병으로 죽어가고 모세는 우상숭배에 빠진 사람들을 죽이라고 명하였다. 이에 백성들이 회막 문에 모여 울고 있는데, 족장 중의 하나인 시므리는 모세와 회중의 목전에서 미디안 여인을 데리고 장막으로 들어간다. 이를 본 비느하스가 회중 가운데서 일어나 창을 들고 시므리와 그 여인을 처단하였고, 그제야 전염병이 그치게 되었다.

 

시므리는 지도층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공동체의 현재의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적인 욕구를 따라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 백성들이 징계를 받아 죽어가며 회중이 울고 있는 목전에서 징계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버젓이 행한다. 이를 통해 하나님과 회중의 분노를 촉발하고 공동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린다. 반면에 비느하스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회중 가운데서 일어나 시므리를 처단한다. 회중의 슬픔과 분노를 대변하여 시므리의 죄악을 단죄함으로써 하나님의 진노를 돌이키고 공동체를 위기에서 구하였다.

 

공동체를 이루는 한 사람의 영향은 작지 않다. 한 사람으로 인해 공동체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고, 한 사람으로 인해 공동체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한사람 한사람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공동체를 이루게 되는데, 나는 어떠한 방향으로 내가 속한 공동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삶의 순간마다 나타나는 작은 선택들은 그냥 과거로 사라지지 않는다. 작은 선택들이 모여 나를 형성하며 내가 선택한 삶이 공동체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주어진 상황과 가능한 방향들 속에서 내게 유리하거나 편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말고 하나님이 기뻐하실 모습을 생각하며 결단하여 나아가자. 나의 의지의 선택이 결국은 공동체에 유익이 되고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조회 수 :
3304
등록일 :
2011.06.13
07:51:58 (*.38.54.129)
엮인글 :
http://www.tcf.or.kr/xe/freeboard/171747/3f4/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tcf.or.kr/xe/171747

어남예

2011.06.13
23:35:00
(*.108.247.53)

선생님의 나눔 정말 좋네요... 다시 읽어보게 되구요~

순간 순간의 선택들이... 축복의 통로가 되길... 바라며...

하루 하루 살아가야겠습니다^^

오흥철

2011.06.14
16:25:30
(*.53.97.65)

예.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의 글은 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결단하게 합니다.

 

그나저나 이 글 혹시 성덕중앙교회 주보에 쓰시는 글 아닌가요? 제가 아는 분이 그 교회 다니시다 저희 교회를 오셔서... 좀 알고 있습니다.

 

저는 요새 제가 속해 있는 공동체 중 몇몇 공동체에서의 저의 존재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저의 존재 가치가 없는 공동체에 속한다는 건, 공동체나 저나 모두 손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짝사랑'만 하는 공동체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던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현래

2011.06.14
17:12:42
(*.38.54.129)

맞습니다.

 

묵상 나눔 글 써서 TCF 홈피와 교회 주보에 함께 싣고 있습니다.

둘 다 저에게는 소중하고 함께 나누고픈 공동체입니다.

 

그런데..... (마음이 별로 가지 않는 공동체가 아니라)

 짝사랑하는 공동체라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
3158 간사회의 모습 [1] file 3423     2013-01-23
 
3157 조나단 에드워즈냐, 손양원이냐? 3417     2011-08-14
우리 기독교는 이스라엘에서 생겨나 우리 민족에게 복음이 전파되어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믿음의 선진들이 국내와 국외에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분들의 노력은 정말 하늘의 상이 크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교육을 맡...  
3156 수련회 815호 치킨 용사들에게 [24] 3412     2013-01-05
겨울 수련회를 준비하시느라 많은 수고와 눈물을 기숙사에 뿌리신 전주 TCF 선생님들을 뒤로 하고 대구로 가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어느 때보다 추웠던 이번 수련회에 성령의 불과 기숙사의 불을 지피시느라 많이 노심초사하셨...  
3155 십자가와 인생 [2] 3401     2012-03-25
십자가와 인생 ‘십자가’라는 단어는 일상 속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십자가는 원래 사형집행을 위해 쓰였던 도구였다가 예수님의 대속 이후 기독교의 상징물이 되었다. 후에 목걸이 등의 장신구로 쓰이기도 하고 무거운 짐을 의미하기도 하며, 큰 ...  
3154 작별인사드립니다 [19] 3393     2011-07-13
저는 다음주 22일 미국 유학길에 오릅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누구는 고령이라고 표현하더군요 ㅜ.ㅜ) 초등학생수준의 영어구사력(요즘 초딩들의 영어실력들을 보면 이렇게 말하기도 뭐하지만)에 게다가 가진 재산도 없이 주변의 우려의 시선을 받으며 나갑니...  
3153 겨울수련회 설교, 주제강의 오디오파일 [2] 3377     2013-01-31
사무실 이전으로 인해, 현재 웹하드가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임시로 이곳에 파일을 링크합니다. 이용세 목사님 설교 파일 3개, 주제강의 파일 2개 입니다. 다운받기  
3152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6] 3362     2011-10-10
주말 리더수련회 나들이 길에 보니 황금빛 벼들이 보기 좋더군요 어느새 가을이 우리 삶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도시 생활 속에서 모르고 있었습니다. 요즘 스티브 잡스의 죽음으로 그의 업적을 칭송하고 기리는 보도와 글들이 많은데 저는 좀 지나친 칭송...  
3151 부부세미나와 자녀캠프를 결합한 신개념기독가족캠프 추천 [1] file 3358     2014-07-15
 
3150 들러갑니다~파이팅!!! [2] 3347     2012-03-30
오랜만에 들렀어요. 바쁜 3월도 지나가네요. 모두모두 힘내시고 주님이 주시는 새힘 듬뿍 누리시길... 저도 이번 대회에 갑니다... 중딩들과 놀러갑니다. 학습캠프에서 중학생들 프로그램중 문춘근목사님 말씀들으러 가는 시간을 넣었어요. 그래서 저도 캠프섬...  
3149 국제선교사업 함께하실분 찾습니다. 3323     2011-02-05
한국기독교의 역사이며 첫 발자국인 순교영화 “씨” the seed.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선택을 입으신 한국 기독교의 첫 선교사며 첫 순교자 토마스 목사의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그 감동적이면서도 거룩하고 장엄한 순교를 “모세”나 “벤허” 못잖은 다큐영화...  
3148 학교폭력과 용서를 주제로한 올해 개봉 된 영화 '인어 베러 월드' 추천합니다 [4] 3315     2011-12-26
아래 글과 관련하여 학교폭력과 용서를 주제로한 올해 개봉 된 영화 '인어 베러 월드' 추천합니다. 네이버 영화에서 다운받으실수 있습니다.(합법 다운로드) 다소 무겁운 영화지만 아이들이 꽤 진지하게 보더라구요.  
3147 신앙교육 [2] 3313     2012-03-03
신앙교육 자녀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모에게 배우기 마련이다. 외모만이 아니라 행동이나 습관에서도 부모와 닮아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닮지 않았으면 하는 버릇이나 성품도 어느새 자녀에게서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잘되기를 바라며 이야기하고 가르치...  
3146 잘 들어가셨나요? [14] 3312     2011-08-12
오가는 길이 멀어, 오늘 밤은 편히 쉬시겠다...생각이 드네요. 잘 들어가셨는지요? 그간 수련회에 참 맘 편히 많이 오갔는데, 이번엔 여러 일로 많이 기도하게 하셨네요. 먼저, 익산의 일로 많은 선생님들께서 자발적인 금식과 기도, 안내에 따라 큰 액수의 위...  
» 공동체와 한사람 - 나의 선택은? [3] 이현래 3304     2011-06-13
공동체와 한사람 - 나의 선택은?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무엇을 먹을지, 어디로 가야할지, 어떤 행동을 하며 어떻게 반응할지, 크고 작은 선택들이 누적되어 그 사람을 만든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선택의 여지는 있다. 내가 그 사람에...  
3144 어제 밤 자정과 오늘 새벽 1시 사이... 3271     2001-10-10
그래요, 전형일 선생님...몽롱할만도 합니다. 자정 전에 잠시 홈을 둘러 보다가 손님이 와서 함께 1시 경에 홈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아니? 그새... 확실히 무엇인가 새단장을 한 것을 보았습니다. 곁에서 지켜 보던 아내 왈 "전형일 선생님은 홈페이지 때문에...  
3143 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file 3259     2011-09-15
 
3142 둥지학교! 선교는 가정이며, 소통이다! MK를 이해하고 동역의 길을 걷는 file 3253     2011-11-25
 
3141 오염과 훼방 [4] file 3244     2011-12-11
 
3140 금식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 [2] 3240     2012-04-23
선생님! 5월 1일부터 대회가 열리는 8월 5일까지 석달 동안 일주일에 한끼 이상 금식하며 기독교사대회와 교육을 위해 기도하고자 합니다. 요일별로 각 지역모임을 배정해 놓았습니다. 배정된 요일에 각 지역에서는 자발적으로 일주일에 한끼 이상 금식하며 ...  
3139 각 지역별 로마서 PBS 진도 어디쯤이세요? [10] 3239     2012-12-07
안녕하세요? 문목삽니다. 수련회때 강화체 PBS 강좌가 있는데 그때 같이 실습할 본문의 범위를 정하려 합니다. 알려주시면 제가 범위를 정해서 다음 학기 말씀 연구 예습에도 도움 되는 시간으로 삼으려 합니다. 알려주시는 선생님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