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리더수련회 나들이 길에 보니

황금빛 벼들이 보기 좋더군요


어느새 가을이 우리 삶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도시 생활 속에서 모르고 있었습니다.


요즘 스티브 잡스의 죽음으로

그의 업적을 칭송하고 기리는 보도와 글들이 많은데

저는 좀 지나친 칭송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윤동주의 시가(그리고 삶이)

저는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내용이 너무 교과서적이라 생각될 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윤동주의 시이기에

이론이 아닌

삶의 자세로 본받고 싶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의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가야겠습니다.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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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1.10.10
13:06:34 (*.38.5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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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진

2011.10.10
18:30:22
(*.79.73.9)

단순하지만 그 안에 참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정말 윤동주의 시 답네요^^

작가 이름이 없었다면 윤동주의 시라고 알 수 없을 정도로

교과서에는 절대 실리지 않는 ㅎㅎ 시이지만

그 어느 시보다 인생에 대해 절제된 말을 남기고 있는

참 아름다운 시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음을 포근하게 하네요.

강미영

2011.10.12
10:20:38
(*.240.189.42)

네, 시가 너무 좋아서 저도 간직하려구요.~

어제 오랫만에 친정 아버지께서 저를 만나러 오셨는데...

(등산 후 저희 학교에 오셔서 함께 저녁을 먹었어요.^^)

이 시를 예쁘게 뽑아서 읽으시라고 드렸어요.

인생에가을이 오면  이 시처럼 살았노라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김정태

2011.10.15
11:05:53
(*.251.20.128)

가을에 시 한편, 넘 좋습니다.

"사람들을 사랑했느냐?"

천국에 가면 예수님이 던지는 유일한 질문이 바로,

"사람들을 사랑했느냐?" 라고 하더군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삶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합니다.

 

 

안준길

2011.10.15
12:34:25
(*.106.190.66)

저를 돌아보게 하는 시였습니다. 요즘 저는 학생들에게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를 순화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남예

2011.10.16
22:12:24
(*.108.137.82)

가을...이라...

요즘 설교 말씀도 열매에 관한 것이 많고...

시도 읽고 하니 좋네요^^ 감사~~~

 

김창욱

2011.10.23
09:13:57
(*.246.69.104)
인생을 80으로봤을때 저는 내년이면 가을의문턱에 들어서게되네요 이제는 열매를맺어야 하는 중년이란대열에 들어서게되는데 마냥 챙겨받고 싶어하고 투정하고싶어하는 어린아이와같네요 내 삶을다시돌아보는 계기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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