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데 이녀석이 깽깽.. 저녀석이 낑낑.. 아이구~ 예민하지도 못한 엄마가 아이들 소리에 예민해져서는 아예 잠이 달아나버려서 이렇게 나와 앉아버렸답니다. 이불 하나 뒤집어 쓰고요.
비염때문에 콧물도 심하고 재채기도 심해져서 더 잠이 않오네요.

내친김에 수다나 떨고 갈랍니다.
어제 저녁 그러니까 주일 저녁, 바로 몇시간 전이군요
막둥이 흉을 좀 볼까요

저 때문에 교회에서 늦게 집으로 향하다 근처 식당에 들러서 저녁을 먹는데 막둥이 도원이가 만두를 자기만 먹겠다며 누나랑 형아가 먹는 꼴을 못보고 막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겁니다.
슬슬 정도가 심해집니다.
아빠 엄마는 조금씩 참으면서 얘기하는데 아이가 이제 정도를 넘어섭니다. 장시간 소리를 지릅니다.
식당 손님들이 막 쳐다봅니다. 아빠소리 엄마소리 성량만 닮은 도원이
기차화통 삶아 먹은것 처럼 귓고막을 찢는 듯한 고함소리 접시가 진동에 안깨진것이 다행입니다.

급기야 아빠가 드시다 말고 도원이를 어깨에 짊어지고 나갑니다.
도원이 애처러운 눈빛으로 엄마에게 손을 뻗어 막구 애원하지만 엄마는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이럴 때 아빠의 개별 면담은 우리 아이들에게 두려움입니다.
도원이는 개별 면담을 할 일이 없었는데 이제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다른 공간으로 아빠하고만 이동 하여 무슨 말이 오가는지 잘 알 수가 없지만 돌아 올때는 태도가 달라져 돌아오니깐요

한참 후 훌쩍거리며 아빠와 함께 들어 온 도원이
진정 되었구나 싶었는데 형아가 들고 있는 만두를 보고 제 그릇에 제 만두가 있는데도 또 오열을 합니다.

그때 서빙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제 제자가 선생님과의 옛정으로 쵸코파이 하나를 주고갑니다.

한 손에는 만두, 또 한 손엔 쵸코파이를 들고 번갈아가며 아주 조용히 갑자기 온순해져서 먹습니다. 달짝지근한 쵸코파이와 약간 느끼한  만두가 입속에서 어떤 맛으로 느껴질지 잘 모르겠지만 요란한 저녁식사가 그렇게 겨우 막을 내렸습니다.

요즘, 도원이가 제법 컸다고 제가 참 좋아라 했답니다.
그렇게도 엄마를 안떨어지던 아이가 혼자 있겠으니 엄마더러 슈퍼에 다녀오도록 허락도 해주고 말도 많이 하고 잘 알아들어서 많이 기특했는데...  아직 27개월이긴 하지만서도 ..

세 아이중에 가장 몸놀림이 빠르고 야무지면서 아고똥하고 사나운데가 있습니다. 지혜롭게 잘 사랑하고 훈육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이제 가서 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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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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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금수

2006.10.30
13:53:13
(*.245.87.130)
처음에는 아기를 낳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인 줄 알았습니다. 낳고 나서는 100일 전까지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이제 8개월 17일 지난 우리 승준이를 보면 그리고 선생님 글을 읽어보고 다른 엄마들 말을 들어보면 아직 산 넘어 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잘 놀기만 하면 되는데 앞으로 하나님 말씀 안에서 양육할 일이 참으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신우회 모임이 내일로 옮겨져 여유를 가지고 돌아다니다 여기 이런 게시판이 있다는 걸 오늘 첨으로 알게되었네요. 앞으로 종종 들러 선배 엄마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길 기도합니다.^^

강영희

2006.10.30
14:16:17
(*.58.6.46)
금수샘~ 넘 반갑다. 아직 아줌말 부르기엔 서먹하지만...

숙진샘, 상상이 되네요. 형일샘의 조용한 개별면담, 나도 좀 배워야겠어요.

조숙진

2006.10.31
08:54:12
(*.182.34.25)
길금수 쌤 반가워요~ 8개월이면 앉아서 놀잇감 가지고 잘 노는 예쁜 아이군요. 기어다니기도 하고.. 기저귀 찬 불룩한 엉덩이 하며... 남자 아이들은 돌 지나면서 부터 걷게되면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않아서 따라다니느라 육체가 힘들더군요 힘은 들어도 아이들이 기쁨을 많이 준답니다.

민들레

2006.11.02
11:14:04
(*.150.199.121)
만두와 초코파이...그 오묘한 맛이 어떨까 ㅎㅎㅎ?
도원이에게 한참 고집부리면서 부모를 시험하고 연단시키는 시기가 다가 왔네요...우리 엄마들은 정말, 인내와 지혜가 필요한 것 같아요. 아빠와의 면담, 궁금합니다^^. 그리고, 아고똥하다는 말은 무슨 뜻? 통역이 필요하네요...

조숙진

2006.11.03
01:13:36
(*.182.34.25)
앗! 제가 내장산자락밑에서 자란고로 사투리를 쪼매(조금) 많이 쓰는 경향이 있지요 제 고향 정읍은 전남하고 가까워서 사투리가 더 진합니다. 아고똥이란 일종의 고집스러우면서 자기만의 세계가 강하고 깡다구(?)가 쎄단 말인데 사투리인지 몰랐습니다. 하도 자연스럽게 쓰는 말이라.. 전주도 시골인데 전형일쌤은 저를 촌사람이라고 자꾸 놀립니다. 여기서는 많이 자제하는 편인데도 뽀롱(들통)이 나는 군요 사실 뭐가 사투리고 표준말인지 잘 구분이 안되어서요
ㅋㅋㅋㅋ

강영희

2006.11.03
15:48:32
(*.58.6.46)
숙진샘, 형일샘 외모는 엄청 도시스러운데 그 사투리 재미있네요. 몇년전 전주 수련회때 세련된 형일샘이 어느 형제한테 "근게 왜그냐?"했다고 은철샘이 말하는 것 듣고 우리 간사모임이 뒤집어진적이 있답니다.^^

전형일

2006.11.04
11:08:36
(*.1.217.120)
저..별로 안 세련되었는디...저를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

조숙진

2006.11.05
20:41:51
(*.182.34.25)
긍게 말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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