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지원(가명)이가 또 제속을 화악~ 뒤집었습니다.
..도데체 너는 왜 학교에 오는 거니
..와서 그냥 친구들 괴롭힐 생각만 하니
..어떻게 일요일은 참아내니
여학생 얼굴에다 매직으로 그림을 그렸더군요.
여학생 얼굴을 보는 순간 이성이고 감정이고 분간이 안되고
그냥 화가 폭팔했습니다.
말보다 발이 더 앞섰으니까요.
(아마.. 다른 여 선생님들은 말보다 손이.. 라고 표현하셨겠죠..-.-)
저도 제가 정말 그렇게 발로 아이를 찰줄 몰랐습니다.
저도 제 모습에 당황하고 ...다른 아이들도 ...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

지원이는 참 힘듭니다.
제 그릇으론 담기 어려운 아이인것 같습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그 아이의 반복적인 행동에 정말 .... 화가 납니다.
그리고.. 지쳤습니다.
그 아이 앞에서 우는 것도
안고 기도하는 것도
"그래도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오늘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 문지원.. 너 오늘은 내게 그런 거 기대하지 마라..
야 나도 사람이야.."

저는 아이들을 엄하게 다룹니다. (다른 반 아이들은 저를 굉장히 무서워 합니다. )
이런 저희 교육 방법이 틀렸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얼마나 내 속에 공의가 없는가..
얼마나 지혜롭지 못한 표현으로 내 감정이 폭팔하는가를 다시 봤습니다.
시궁창 냄새가 올라옵니다.

중심에 공의로움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이런 교사가 ..
엄한 것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내가 마음이 약해서 아이들에게 손대지 않는
(좀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고 질서가 안 잡혀도 )
그런 교사였으면 좋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발길질에 몸만 아픈게 아니라
마음도 다쳤을 아이
어쩌면 영혼 마저도 내가 닫게 한건 아닌가
덜컥 겁이 납니다.

공의롭고 현명한 약속은 잘 지키지 못하면서
화 중에 내 뱉은 말은 지켰습니다.
야단친 아이를 그냥 그대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퇴근후에 앉아서 후회하고 있습니다.
오늘 .. 내 감정을 그렇게 상하게 한 그 녀석..
오늘은 합당한 이유이겠지만
후일에도 그게 그렇게 정당하고 용납되는 이유일까..
분명 아닐텐데...

어느 인터넷 까페에서 본 글중 한 부분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
...저는 오늘 이 아이들을 협박했습니다. 매를 들고서. 하나님은 한번도 저를 그렇게 다루지 않으셨는데 저는 어디서 배웠는지 마치 깡패처럼...
.........

마음이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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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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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2000.11.30
00:00:00
(*.196.117.200)
선하야, 너의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뛴다. [11/12-22:27]

이현주

2000.11.30
00:00:00
(*.196.117.200)
여기에 글 남기는거 처음이라 실수 ^ ^; ......
선하야, 힘내. 하나님께서 너의 연약함을 쓰셔서 강함을 주실거야.
수련회에서 그간의 많은 얘기 나누자. 그럼 안녕!
[11/12-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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